야! 신나는 여름방학이다~ -마지막-

▶ 아이들과 함께 옛 시골 맛을 느끼자
▷ 농촌체험활동하기엔 안성맞춤인 흙벽 집과 돌담길

  • 입력 2008.08.17 19:21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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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평면 백동저수지에서 국동리에 이르는 길은 1Km 남짓 거리이지만 길 양 옆으로 벚꽃나무가 어우러져 봄이면 백색의 장관을 이루는 마라톤 코스로도 일품인 곳이다.

백동저수지의 푸른 물결을 바라보며 여름에는 시원함을, 가을에는 들녘을 태우는 넉넉함을 안겨주는 그림 같은 코스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문평면 국동리는 종명마을, 신촌마을, 절골마을로 이뤄졌다. 금성산자락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마을이 절골마을이다.

국동리 종명마을은 소가 울어 종명이라 이름하고 국사봉아래 마을이라 국사촌이라 명하며, 산속으로 들어간 골짜기 마을이란 뜻으로 절골이라 불리지만 한편으론 절(寺)이 많아서 절골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절골마을 옆은 한때 영화에서도 그 유명세를 날리던 강원도의 동막골과 이름이 같은 동막마을이 있다.

절골마을은 종명마을에서부터 역시 1Km 남짓 논길 사이를 구불구불 지나다보면 국사봉과 금성산이 만나는 지점에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다.

10가구가 채 되지 않는 마을 주민들은 고요한 마을 풍경만큼이나 넉넉한 성품과 조용한 미소를 지닌 60대 노인들이 전부다.

대 여섯 채의 집들은 지붕만 새로이 고쳐 얹었을 뿐 황토와 석회를 섞어 만든 벽과 나무로 만든 문, 그리고 돌을 쌓아서 만든 자그마한 담장을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온전히 황토와 나무로만 지어진 창고용 헛간은 아직도 시골 마을의 아늑한 풍경을 되살려주고 있으며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농촌체험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마을 입구에는 세 그루의 당산나무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구부정하게 서 있는데 이들 당산나무사이로 금성산 계곡에서부터 시작되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많은 물이 흐르지는 않지만 사시사철 흐르는 물이 끊이지 않는다고.
마을 사람들은 한 낮 더위에 지치면 이곳을 작은 돌맹이로 물길을 막아 멱을 감고 복날에는 복달음을 한다.

몇 해 전부터 번잡한 피서를 피해 조용하고 소박한 가족나들이를 찾는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20명도 채 되지 않는 마을 주민들은 여름 손님맞이에 분주해졌다.

당산나무 아래 다 쓰려져가는 정자를 개·보수해 말끔하게 정리했으며 손님들이 물놀이 후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차광망을 설치하고 마을 공동우물에서 물을 뽑아 올려 식수로 사용토록 정비하기도.

전기요금을 충당하기 위해 한 쪽 나무에 걸어둔‘정성껏 모금함’은 때 묻지 않은 시골스러움에 절로 미소가 피어오른다.

깊은 산 중에 흐르는 계곡물 때문인지 몰라도 가만히 담그는 발바닥에 찌르르 상쾌함이 전해지고 발목밖에 차지 않은 계곡물 속에는 이제는 그리 흔하지 않는 피라미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돌맹이 사이사이에 엉겨 붙은 다슬기(고동)를 잡는 재미는 보너스.
한참을 물속에서 손 사레를 치며 일어서면 아담한 돌담과 흙벽 집, 구불구불 정리되지 않은 논과 밭 그리고 금성산 자락 끄트머리에 앉아 고물고물 연기를 피워 올리는 헛간이 한 눈에 들어온다.

‘풀내음을 맡노라면 이 세상 모두가 내 것인 것을~ 왜 남들은 고향을 버릴까’라는 노래가 절로 나온다.

북적대는 해변도, 콩나물시루 같은 물놀이장도,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타 도시화 돼버린 산도 싫다면 조막만한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고향으로 떠나보자.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검둥 송아지가 기다리는 그 곳 산 골 마을로.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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