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버린 역사의 기록 이민호

  • 입력 2008.12.14 16:37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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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나주봉기의 주역가운데 한사람인 이민호 선생. 그에 대한 기록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
 
이민호 선생의 유가족들은 오늘도 일제하 독립운동을 하고 미군정시대 이 땅의 아픔을 간직한 체 정당한 재판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민호 선생의 손자인 이용범씨는 "할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독립운동을 했다는 정황은 인정되지만 근거자료가 없어 안타깝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한다.

 
나주 공산면 금곡리 출신인 이민호 선생.
당시 이민호 선생의 조카인 이준기 옹은 증조부와 조모 그리고 동네의 주위사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이민호 선생은 어려서부터 머리가 영특하여 천재라 불렸고 일본말을 잘해 면장제의를 수차례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여 일제 경찰로부터 요시찰 인물로 낙인찍혔다. 장인 나병국의 도움을 받아 동양척식회사의 자금을 빼돌려 독립운동 자금으로 사용하였다. 몽양 여운형이 제창한 국채보상운동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항일운동을 전개하였다.
 
8월 15일 해방이 되자 마을청년들에게 태극기를 만들 것을 지시하는 등 광복행사를 준비했으며 연단에 올라 연설을 했다. 이 때 모인 군중들은 조선독립만세! 이민호! 이민호! 를 외쳤다고 한다. 다시장에서는 '미군정 믿지말고 소련놈에게 속지말고 때국놈도 응큼하다. 지금 우리가 잘못하면 다시 나라를 뺏길 수 있으므로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몽양 여운형 선생님의 지도하에 똘똘뭉쳐 자주독립 공화국을 세웁시다'고 외치니 환호와 갈채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
 
이로 보아 이민호 선생은 건준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1946년 나주 11월 항쟁에서 활동을 펼친 것으로 보이나 아직 기록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1948년 4월 경 나주경찰서 유치장에서 심문을 받고 광주형무소로 이김되었다는 통보가 전달되어 이민호 선생의 동생이 면회를 갔다는 것.
 
몇 개월이 지나도 출감하지 못하자 동생이 면회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가족들은 집에 있는 소를 팔아 항일투사를 변호했던 변호사를 수임하면서 간간이 이민호 선생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1948년 11월초 변호사로부터 형량이 다해 나주경찰서로 보낸다는 연락이 와 확인을 했지만 출감했다는 소리만 들리고 이민호 선생은 볼 수 없었다는 것.
 
여기저기 수소문한 결과 총살당했을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총성이 났다는 방향을 찾아가니(세지, 다시, 노안면으로 추측) 얼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주변사람들은 몇 사람씩 3일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총살을 시켰다고 하는데 뚜렷한 증거는 남아있지 않다.
 
이용범씨는 "주위분들이 이야기하는 정황으로 보아 할아버님께서는 일제강점기에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하셨고 경찰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분류되어 탄압을 받았다. 광주교도서 및 정부기관에 민원을 청구하여 사망원인을 밝히려고 노력하였으나 자료가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한다.
 
또한 이민호 선생의 제적등본을 열람한 결과 사망일자가 1948년 11월이 아니고 1952년 10월 3일 오후 자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잘못된 기록을 볼 수 있었다는 것.
 
이민호 선생의 사망년도는 4남4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이성기가 유복자로 이를 증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제적등본의 사망일자는 면사무소에서 임의적으로 기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고 있다.
 
이민호 선생의 유족들은 헤방후에서 6.25까지 5년동안 혼란한 정세에서 제대로 재판을 받지 못하고 총살을 당한 의혹이 규명되기를 바라고 있다. 일제하에서 함께 활동했던 같은 마을의 독립운동가 이영범 선생의 유족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도움말을 전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이용범씨는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바란다고 했다.                       

/김 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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