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길처럼 따뜻한 빨간 장갑의 천사들

  • 입력 2009.03.16 13:40
  • 기자명 이영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목사골요양사봉사회원들이 자매결연을 맺은 나씨의 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목사골요양사봉사회원들이 자매결연을 맺은 나씨의 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오는 봄을 시샘하듯 영하로 뚝 떨어져 칼날처럼 매서운 바람과 눈발이 날리는 토요일 아침.

주말을 맞아 나른한 늦잠을 즐기거나 가족을 동반한 나들이에 나서는 사람들도 있지만, 세찬 눈바람을 맞으며 빨간 고무장갑을 치켜 든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은 분주하기만하다.

매서운 바람을 동반한 꽃샘추위도 가는 겨울의 발목을 붙잡으려는 듯 휘날리는 눈보라도 이들 여성자원봉사자들의 밝고 따뜻한 미소 앞에서는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린다.

이들은 바로 '목사골요양사'봉사회(회장 조행자)

▲ 회원들이 봉사활동이 끝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회원들이 봉사활동이 끝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나 아무씨와 인연을 맺어 온 목사골요양사 봉사회는 한 달에 두 번 나씨의 집을 찾아 그 동안 겹겹이 쌓인 옷이며, 이불빨래, 방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업에 실패한 나씨가 어린 세 자녀를 보살피기에는 손이 부족한 상황.

가득이나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여성자원봉사자들은 엄마를 대신해 주는 '빨간장갑 천사들'이다.

나이보다 10년은 더 젊어 보이는 조행자 회장(송월동, 66세)은 "봉사활동을 펼친 지 17년이 다되어가지만 아직도 부족한 느낌이다"며 "나의 손길, 나의 보살핌이 필요한 이웃들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고 생활의 활력소"라고 멈출 수 없는 사랑 나눔의 의지를 전하기도.

92년부터 전남대병원 봉사, 송월동 부영아파트 주부들과의 봉사 등을 펼쳐 온 조 회장은 "요상사 자격증을 획득한 1기생들과 함께 가사지원 봉사 및 계산원 노력봉사 등 한 달에 네 번에 걸쳐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사랑과 정을 나눌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들의 삶은 행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허약한 체질로 인해 잦은 병치레를 겪었던 박주연(송월동)씨는 "이웃과 함께 나누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다보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 느낌"이라며 "빨래며 방 청소, 주방정리 등 힘들어도 절로 행복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다는 만족감 때문 일 것"이라고 밝혔다.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고 내내 쌓여있던 옷이며 이불을 정성스럽게 주물럭대는 목사골요양사 봉사자들.

무시무시한 동장군도 이들이 나누어주는 사랑과 밝은 미소 앞에서는 봄볕에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린다.

나눔의 실천이 아름다운 그녀들.

그녀들의 작은 나눔이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들에게는 희망의 불씨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한편, 목사골요양사 봉사회는 지난 2008년 요양사 자격증을 획득한 회원들로 시작됐으며, 회원들 대부분 직장에 얽매여 있는 관계로 주로 주말을 이용해 매월 4회 가사봉사 및 시설노력봉사에 나서고 있다. /이영창 기자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