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만 강요하는 불법 현수막 제거

학교운영지원비 거부 받아들여야 한다

  • 입력 2009.03.23 18:31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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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주를 말할 때 역사문화의 도시라고 한다. 그 속에 포함된 문화의 의미는 선진의식이 깃들여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그 문화의 의미를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할 나주시가 제정한 조례를 버젓이 위반하고 있다.

시민의 질타에 대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 무슨 일인고 하면 나주시가 문화도시를 표방하면서 도시미관을 헤친다는 명분아래 불법광고물에 대한 제제를 가한다는 조례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상품광고나 축하현수막, 모임안내, 행사안내 등의 현수막을 도로에 게시하면 불법 현수막이라 하여 가차없이 제거하면서 시에서 주관한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은 게첨대 옆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 행정을 집행하는 기관이라 눈감아 준다면 시민들이 어찌 나주시를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솔선수범이란 말도 있다. 행정을 집행하는 기관이 절차나 법령을 준수해야 시민들도 따르고 불만이 없을 테인데 나는 괜찮고 너는 안된다는 식은 결국 불신만 초래할 뿐이다.

별로 중요치 않고 사소한 일에 왜 그리 호들갑이냐는 핀잔을 할지 몰라도 문화도시를 건설하려는 의지를 행정에서 먼저 보여야지 시민들만 탓해서는 안될 일이다.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옥외광고물관리 조례까지 마련한 나주시가 위법행위에 대해 스스로 관대하다면 이는 시민의 주권을 무시한 처사다. 지방자치의 주권은 주민에게 있다는 근본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시에서 게첨한 불법 현수막을 제거하고 스스로 법령을 지킨다는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 강요만하는 기초질서 의식은 결국 편법을 낳게 되고 그 편법은 시민의 권리가 없는 절음발이 식 지방자치로 갈 뿐이다. 선진 나주의 문화를 우리 손으로 세우지 못한다면 함께하는 나주시란 구호는 헛 구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K중학교가 학교운영지원비 납부를 거부한 학부모에 대해 스쿨뱅킹 인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박수를 보낸다.

지난 19일에는 L중학교 학부모들이 학교운영지원비 납부거부서를 학교에 집단 제출했다. 이러한 행동에 학교 측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땅히 학부모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낙관한다. 왜냐하면 나주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에서 불법을 결정하지 않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맹모삼천지교라 했던가. 우리 아이들에게 진실과 정의를 가르치는 학교에서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이를 거부한다면 결국 우리 사회는 퇴행하고 불법이 당연시 받아들여지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다.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외세의 침략에서부터 경지위기 까지도. 그런데 학교운영비가 부족하다고 편법을 사용한다는 우리 미래는 그다지 밝지 못하다. 더구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편법을 하면서도 단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백년대계를 세우는 교육기관에서의 편법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이유는 관계자가 더 잘 알 것이다. 학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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