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희망 찾기

-사람이 희망이다④
백토항아리 전시관 짓고 있는 김장명씨
창조성과 성실함으로 어려움 극복

  • 입력 2009.03.23 18:31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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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1호선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금성산 마재를 넘어 다시면 초입에 다다라 들어선 마을 가운리.

마을입구 맞은편에 단아한 모습을 갖춰가는 작은(?) 기와집이 서서히 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일약 주몽드라마로 세간의 인기를 끌었던 '삼한지 영상테마파크'의 초가집을 지었던 김장명씨. 그가 단아한 한옥을 직접 설계하고 목수일도 하고 있다. 독특한 구조를 가진 가옥 구조 덕분에 길 가던 사람들이 차량을 멈추고 구경을 한다.

아예 자기 집도 지어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있다. 벌써 서너 채 주문을 받아났다는 김장명씨.

그는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다. 아니 기획력과 남다른 안목 덕분에 일찍 옛 것에 관심을 가지고 창조력을 발휘하고 있다.

영산포 출신인 김씨는 현재 영산강변에 위치한 화랑가든 2층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했다. 시골의 카페가 영업이 될 리 없었다.

상당한 자본금을 까먹은 그는 속칭 날일을 다니면서 옛 집을 짓는 일을 배웠다.

손재주가 남달라 금방 혼자서도 목수 일을 하는 실력을 갖추었다.

아마 그가 이러한 기술을 남보다 빨리 터득할 수 있었던 것은 고서화나 옹기 등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고막원 휴게소에 작은 골동품 가게를 차린 김씨는 본격적으로 전통가옥을 짓기 시작했다. 초가집에서부터 기와집에 이르기 까지 그의 일은 다양했다. 작은 평상에서부터 나무침대, 마루, 작은 상, 그리고 실내 인테리어까지 다방면으로 일을 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아마 어려운 생활이 그를 억척스럽게 만들었고 일을 빨리 배우게 했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그는 꿈을 하나둘씩 세워 나갔다.

이제 사업하면서 진 빚을 다 갚고 한 가지 꿈인 백토항아리 전시관을 짓고 있는 것이다. 옛 궁궐의 건축양식을 접합시켜 독특한 한옥구조를 가지게 했다.

조선왕조 궁궐인 경회루를 참조했다는 그의 전시관은 작은 평수이지만 바깥에선 제법 규모를 갖추게 보인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살림을 하는 집안구조는 양옥집의 편리함을 선택했고 2층 누각은 경회루 모습 그대로 이면서 서재로 이용한다는 것.

그가 요즘 미쳐있는 백토항아리는 독특한 문양 때문에 고가에 팔리고 있다. 구하기도 힘들다. 새, 태극, 한반도, 달, 호랑이, 아기를 업고 가는 아낙의 모습 등 실로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얼핏 보면 무슨 그림인지 무엇을 나타내는지 알 수 없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서히 그 윤곽을 나타낸다.

우리 조상들의 솜씨가 담겨있고 심오한 의미기 담겨있다는 백토항아리를 김장명씨는 사랑한다.

그 백토항아리를 수집하기 시작한지 5년. 짧은 시간이지만 그에게는 고가의 백토항아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작품들도 많다. 그 작품들을 일반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료 전시관을 만든다는 김씨.

그의 솜씨가 묻어있는 이동식 초가는 전통의 찻집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찾아오는 사람에게 따뜻한 전통차 한잔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의 이러한 배려가 있기에 나주를 전통의 도시, 문화의 도시, 예향이라 부르지 안겠는가.

"다들 어렸을 때는 힘든 생활을 했지요. 저도 무척 고생깨나 했답니다. 안해 본 일 없이 다해 보았지만 공부는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의 옛 전통이 담긴 것은 다 좋아 했어요"

소시적 생활을 기억해보는 김장명씨의 얼굴엔 40대 중년의 모습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하지만 그의 솜씨는 어느 장인 못지않게 화려하면서도 섬세함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응용하고 창조하는 일엔 남다른 재주가 있다.

"이제 굶은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옛 것을 좋아해서 따라하다 보니 저절로 제 것이 되데요" 라는 김장명씨. 그의 숨은 노력이 이제 빛을 발하고 있다.

어렵고 힘든 세상을 오직 성실한 자세하나로 이겨낸 그의 모습엔 또 다른 목수의 아니 장인의 숨결이 보이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성실하니 자신의 본분을 지키고 살아간다면 그 어려움은 순간 일 것입니다" 고 말하는 김씨의 모습에서 우리는 또 다른 희망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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