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진단 -나주배 산업 이대로 좋은가①

명품 '신고배' 오히려 '나주배' 망친다
전체면적 가운데 85%차지 품종의 다변화 필요해

  • 입력 2009.04.11 00:12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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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산품인 나주배는 우리나라 배 재배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옛 문헌을 살펴보면 삼한시대부터 600백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제시대인 1910년 일본인이 만삼길 100주를 식재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인 금촌추, 신고, 장십랑 등이 들어와 재배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제는 나주를 대표하는 품종으로 자리 잡은 '신고'는 1930년대에 들어와 이제는 2,800h의 배재배 면적 가운데 2,380h로 85%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신고의 숙성 및 출하시기인 9월에 출하가 집중되는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출하시기의 집중은 명절 성수기를 제외한 비수기에는 도ㆍ소매시장에서 배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점을 도출됐다.

신고 배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일 가운데 하나이며 한때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음료시장까지 뛰어들었던 '사과'가 90년대 말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 다시금 농산물유통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다.

더욱이 2000년대를 기점으로 사과의 북방한계선이 무너지고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사과 재배면적 역시 늘어나고 있다.

사과의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저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다양한 품종의 사과가 일 년, 열 두달 내내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월부터 출하되는 '산사'와 '쓰가루'부터 9월 '세계일'과 '추광' '홍로'까지 다양한 사과가 출하되며 이들 품종의 자연저장 기간은 약 20일- 30일정도다.

하지만 10월에 출하되는 감홍(저장기간 60일), 화홍(저장기간 150일)을 비롯해 11월에 출하되는 '국광'은 무려 180일 까지의 저장성을 자랑하며 이듬해인 5월까지 소비자를 찾아가 소비욕구를 충족 시킨다. 시장에서 사과를 찾아 볼 수 없는 기간은 단 3개월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우리 나주배는 어떠한가.

전체 재배면적 가운데 85%를 차지하는 신고는 9월 말경에 집중 출하되며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저온상태에서 최장 6개월의 저장성을 갖고있다.

출하 후 다음해 4월이면 신고배를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또한, 추석과 설명절 특수를 노리는 농가의 심리 때문에 이들 명절 기간이 끝나면 나주배의 유통은 그야말로 올스톱 상황이다.

나주배원예농협 이동희 경매과장은 "모든 소비재와 인기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의 손길을 오랫동안 벗어나 있으면 인기(?)를 회복하기 힘들다" 며 "명절 특수가 끝나고 서울, 부산 등 대도시 도ㆍ소매 시장을 살펴보면 나주배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고 품종의 집중화로 대도시 유명 도ㆍ소매인들은 나주에 신고밖에 없는 줄 안다" 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품종으로 각기 다른 맛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소비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영산포농협의 박석훈 영농지도팀장 역시 "신고배와 연계할 수 있는 조생종의 확대재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 이라며 "화산과 원황 등의 품종은 경쟁력이 충분하므로 이들 품종의 생산량을 늘려야 하며 신고배 이후에 추황 등의 품종으로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화산▶원황▶신고▶추황▶금촌추 등으로 이루어진 출하 시스템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여 나주배의 명성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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