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이 넘은 남자가 빨래하는 것 재밌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동강대성교회 봉사회'

  • 입력 2009.04.11 00:12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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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침햇살이 완연한 봄을 넘어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 날씨마저 화창한 가운데 보산동에 자리 잡은 이화영아원 건물 뒤편에서는 호탕한 웃음소리가 담을 넘는다.

▲ 동강대성교회 봉사회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 동강대성교회 봉사회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탁실 좁은 공간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며 어린아이들처럼 들떠 있는 사람들.

얌전히 눌러 앉아 아이들 옷이며 기저귀를 주물럭거리는 아주머니들이야 노상 보아 온 모습이지만 널따란 빨간색 물통에 한 가득 빨래감을 넣어두고 농사일이나 쓰임직한 노란 장화를 신은 채 꾹꾹 밟아대는 남자들의 모습은 보기 흔한 광경은 아니다.

이화영아원을 찾아 빨래 봉사에 나선 이들은 바로 '동강대성교회봉사회' 회원들.

8년전 서울에서 내려와 동강면에 뿌리를 내린 박형칠(65세)씨는 "말이 손빨래지 이건 뭐 거의 중노동이다" 며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입을 옷이며 덮고 잘 이불인데 남자, 여자 구분해서 봉사할 필요가 있느냐"고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5년 넘게 이화영아원에서 빨래봉사를 펼치고 있는 박형칠씨는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하다 보니 겉모습마저 젊어진 것 같다" 며 "가지려는 마음보다 베풀려는 마음이 오히려 더 편안하고 즐거운 삶이다"고 귀뜸.

10여년 전 '한다발봉사회'에서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했다는 양노순(53세) 회장은 "본격적인 농사철에 접어들었지만 우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 때문에 오늘도 다들 기쁜 마음으로 모였다"며 "다른 봉사자들과는 다르게 우리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목회자들로 13년째 돈독한 우의를 다지면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시에서 지원되는 교통비며 식대까지 모아서 연말에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면서 "무엇보다도 동강지역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목욕봉사를 펼치고 싶은데 재정이 여의치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행정에서 조금만 도와준다면 독거노인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아낌없는 봉사를 펼치겠다는 뜻도 전했다.

종교의 다름과 무신론의 여부를 떠나 밝고 행복한 삶, 살기 좋은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내 몸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베품의 실천이 우리지역을 선진사회로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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