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연재 - 정신건강⑪

아이가 혹시 산만하거나 충동적인가요

  • 입력 2009.04.20 09:44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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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 난 지은이.

제시간에 등교는 했지만 학교에 오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일어날 때부터 전쟁을 방불케 하는 지은이 덕분에 엄마도 이제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세수 하라면 물놀이를 하고 옷을 입히려면 자신이 좋아 하는 옷이 아니라고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낸다. 또 밥상에 앉혀 놓으면 밥 한 술 떠먹고 거실을 한동안 뛰어다닌다.

밥 한 술 떠먹고 피아노를 딩동 거리며 겨우 밥 한 그릇을 비운다. 학교를 다녀오면 책가방을 어디에 둔지도 모르고 거실장 꼭대기까지 올라가 뛰어다닌다. 그러다가도 TV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나 만화가 나오면 잠시 조용해지기도 한다. 이런 생활이 늘 반복되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이제는 엄마가 모든 일을 도와주고 있다.

학교에서의 지은이 생활은 어떤가.

선생님은 매일 지은이를 수십 차례 부른다. 하지만 그 때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자리에 앉아 있어도 집중하지 못한다. 이런 지은이 덕분에 선생님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정신건강검진을 하였다. 그 결과는 ADHD.

그저 '산만하고 개구쟁이야, 자라다보면 없어지겠지'라고 여겼던 지은이 엄마는 깜짝 놀랐다. 무슨 큰 병이나 걸린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아동기에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장애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나주시정신보건센터의 정은영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동의 3~5%, 한 학급의 1~2명은 ADHD에 해당된다" 며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이 3~4배 정도 더 많다"고 말한다.

정은영씨는 또 "ADHD의 유병율은 소아정신과 관련 질환 가운데 가장 높다" 며 "소아기에 발병하는 ADHD의 30~70%가 후기 청소년기, 성인기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조기의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보일 때 ADHD를 의심해 볼 수 있어요!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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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문항을 한번 체크해 보자. 부모와 교사가 사용하면 더욱 더 좋다. 총점이 부모일 경우 19점 이상, 교사일 경우 17점 이상으로 나타나면 ADHD가 의심이 되며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럼 ADHD의 치료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약물치료를 받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집중력과 기억력, 학습능력이 전반적으로 좋아진다는 것. 특히 과제의 경우, 흥미와 동기가 강화되어 수행능력이 좋아진다. 행동에서도 산만함이나 과잉행동, 충동성이 감소되고 부모와 선생님의 의견에 순응적으로 변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정은영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약물만으로 모든 게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병에 대해서 부모가 먼저 알고 도와 줄 수 있어야 한다" 며 "아이의 충동성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인지행동치료와 기초적인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학습치료, 놀이치료, 사회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을 한다.

그렇다면 아이의 과제수행을 도와주기 위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

아이가 과제를 확실히 마칠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많은 부모들이 안고 있는 숙제이다.

먼저 ▲과제가 어떤 내용이며 완수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를 이해 시켜야 한다 ▲매일매일 하루 계획을 정해 반복되는 일상생활을 하도록 한다 ▲매일 과제를 수행할 특정한 시간과 장소를 정해준다. ▲해야 할일을 못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확실하게 정해준다(가령, 정해진 시간까지 과제를 하지 못했을 경우, 잃을 수 있는 특권 등을 명확하게 정하기) ▲존경과 인내, 동정심을 가지고 아이와 의사소통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이의 ADHD 증세가 보인다면 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어색함이나 부끄러움, 남의 눈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 정말 정신과 병원을 찾기 어려울 경우에는 나주시정신건강센터(333-6200, 333-6222)를 이용하거나 24시간 정신건강상담전화(1577-0199)를 이용하면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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