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는 몸만 불편할 뿐 우리의 이웃"

계산원과 남부여성의용소방대의 끈끈한 우정

  • 입력 2009.04.28 18:57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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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계산원은 장애우 생활시설인 성산원과 수산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중증장애우 100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계산원은 일반 사회복지시설에 비해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계산원을 비롯한 3곳 시설에 대한 청소며, 빨래며, 목욕도움까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다.

이렇듯 따듯한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2002년부터 매월 빠짐없이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봉사단체가 있다.

그들은 바로 남부여성의용소방대원들.

20여명의 회원으로 2002년 창설된 남부여성의용소방대는 한 달에 한 번씩 사회복지법인 계산원을 찾아 청소와 빨래, 목욕봉사 및 미용봉사까지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으며, 심지어는 김장 김치담그기까지 그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계산원의 김미경 사무국장은 "장애우 생활시설이라는 특성상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매우 힘든 곳"이라며 "많은 봉사단체들이 일, 이년 도움의 손길을 주다가 다른 시설로 옮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방바닥에 누워서 생활하는 장애우에게 미용봉사, 목욕봉사를 펼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남부여성의용소방대는 벌써 7년 째 이곳 계산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타 봉사단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이제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여성의용소방대에 연락해 도움을 받고 있다"며 "대통령 표창이라도 아깝지 않는 봉사자들"이라고 전했다.

남부여성의용소방대봉사회의 이영순(53세, 이창동)회장은 "회원들 모두 농사일이며, 집안일에 시간이 빠듯하지만 봉사활동에는 더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며 "더욱이 갖은 일로 잔병치레를 하는 회원들도 있지만 계산원에 다녀왔다 가면 오히려 몸도 마음도 편해진다"고 말했다.

성산원 장애우들의 방과 화장실을 말끔하게 청소를 마친 김응경 총무는 "어떤 때는 청소가 더 힘들다"고 땀을 훔치며 "몸에 작은 장애가 있다고 마음마저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와 조금도 다르지 않는 이웃"이라고 봉사활동에 임하는 마음을 전했다.

계산원을 찾은 10여명의 남부여성의용소방대원들은 오늘도 봄 햇살보다 따스한 미소로 서로를 격려하며 봉사활동을 마감했다.

몸에 작은 불편함만 있을 뿐 마음만은 우리와 같은 우리의 이웃이라는 김응경 총무의 작은 외침이 큰 메아리로 들려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장애라는 선입견 때문에 가벼운 도움의 손길마저 두려워하는 우리의 현 시대에 울리는 반성의 경종 일듯 싶다.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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