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이 남긴 가치

  • 입력 2009.06.01 17:02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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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 조각'이라던 '바보 노무현'이 우리 곁을 떠났다.

소박하고 해맑은 웃음으로 국민을 반기던 그의 모습은 이제 영원히 볼 수 가 없다.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남긴 몇 마디는 소통과 배려가 상실된 이 사회에 '바보 노무현'은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한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민주와 인권운동에 온 몸을 던지고 지역주의 타파를 우선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세우려 했던 '바보 노무현'.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가치는 무엇인가.

온 몸으로 실천에 옮겼던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 그리고 지역주의 타파는 이제 산자의 몫으로 남았다. 여기에 '바보 노무현'은 다시 되살아난 권위주의와 원칙과 상식 그리고 소통과 배려를 이시대의 새로운 화두로 되돌려 놓았다.

생전에 그가 그토록 청산하려 했던 과제들이 이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것에 대해 죽음으로 모든 것을 안고 간 것이다. 아니 죽음으로 되살아 난 것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추모의 물결은 바로 '바보 노무현'의 부활이다. 그의 가치를 지키지 못함에 대한 통한의 눈물이고 그 가치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모든 권위를 버리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는 농촌으로 돌아간 '바보 노무현'에게 권력은 수치와 모멸감을 주었다. 이 땅의 기득권은 잘사는 농촌을 만들어 보겠다는 그의 소박한 꿈마저 불령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그의 가치는 기득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바보 노무현'으로 부활하고 있다. 봉화마을과 전국 각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수많은 추모인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들은 '바보 노무현'을 지키지 못함에 가슴을 치고 그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바보 노무현'의 가치를 중심에 세우고 있다.

시장만능주의가 판치고 서민경제는 끝없이 추락하고 한반도에는 새로운 냉전기류가 흐르면서 평화는 위협을 받고 있다. 민주주의가 총체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바보 노무현'은 바로 이러한 사회현상을 이겨내라는 메시지를 죽음으로 던진 것이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아니 참고 살았던 부분에 대한 자기 성찰을 통해 삶을 한번 되돌아보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난 후에도 봉화마을과 정토원에 추모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추모의 물결은 애도를 넘어 그의 가치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이어야 한다. '바보 노무현'을 가슴에 담고 가면서 '바보 노무현'이 외쳤던 가치를 실천하는 길만이 '바보 노무현'이 진정으로 부활하는 길이다.

아무리 멀고 험해도 가야할 길이다.

그래야 죽음을 넘어 인권, 민주주의, 지방분권, 지역주의 타파, 남북공생이 이뤄지는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꿈이 이뤄질 것이다. 이 길만이 진정으로 '바보 노무현'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우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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