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삶을 실천하며

  • 입력 2009.06.24 15:01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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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ㆍ보훈의 달을 맞아 보훈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먼저 가사ㆍ간병서비스를 받는 82세 나아무 어르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6ㆍ25 전몰군경유족으로 60여 평생 아들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오신 어르신입니다. 보상금은 아들이 장례비로 저축하고 30만원으로 생활하시는데 자주 아프셔서 한달에 한번은 꼭 입원 치료를 하시고 치료비로 많이 쓰셔서 참 안타깝습니다.

6월초 여름날씨에 두꺼운 겨울 이불만 한쪽을 차지하고 있어 분홍색 얇은 이불을 드렸더니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오매 내 진짜 딸이네. 내 며느리는 아파도 한번도 오지 않는데...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까" 하십니다. 저는 "어르신 그런 말씀 마셔요. 며느리가 바쁘니 보훈청에서 양딸을 주셨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르신의 식탁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묵은 김치와 장아찌, 1년이 넘은 쌀로 지은 쌀밥만 드셔서 영양실조 걸리실 것 같아 늘 걱정입니다.

지난 5월 나주병원에 입원하셔서 두유 한 상자를 사들고 갔더니 할머니는 차비 드는데 뭐 이런 거 까지 사오냐며 미안해하시며 차비라고 만원을 주셨습니다. 거절치 못하여 어르신 마음으로 생각하며 받았습니다.

평소에 할머니 영양제를 만들어 드리고 싶어서 5일 시장에 가서 국산 메주콩 한 되, 참깨, 다시마 등을 샀습니다.

재료를 쪄서 말려서 프락토 올리고당과 적절히 섞어서 어르신께 갖다드리며 "식사 때 한 수저씩만 드세요"했더니 고마워하시며 눈물을 글썽이십니다.

"난 딸이 없으니 딸로 생각 한다"고 하신다. "저도 어머니로 생각해요" 했더니 손을 꼭 잡아 주셨습니다.

지금은 지난 4월이나 5월 때보다 건강이 많이 좋아지셔서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10년을 미용실을 운영했던 덕에 할머니의 파마와 컷트, 염색을 해드립니다. 동네 어르신께서 돈을 줄 테니 컷트를 해달라고 하면 돈은 받지 않을 테니 나아무 어르신께 맛있는거 있으며 조금만 갖다 주시고 자주 놀아달라고 부탁을 드리곤 합니다.

그럴 때 동네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 하셔서 참 즐거운 시간이 되고는 합니다.

또 한분의 어르신은 나주시 동강면 옥정리에 사시는 무공수훈자 성아무 어르신입니다. 어르신은 심근경색으로 1급 장애자로 판명되고 걷기가 숨이 가파서 두 세 코스를 걷는데 1시간이나 걸리니 택시로 다니십니다.

광주지방보훈청 보상과에 어르신의 딱한 사정을 말씀 드렸더니 1∼2차 실태조사 후 2008.1월부터 9만원의 생활보조금을 받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병원비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이분에게도 콩으로 만든 영양식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몇 달을 드시고는 근력이 조금 나아지셨다고 하셔서 뿌듯합니다.

보훈도우미 일을 하면서 나부터 건강해야 어르신들을 돕고 또한 지금부터 관리를 잘해서 제가 노인이 되었을 때 도우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은 사랑을 드릴 때 어르신은 큰 사랑으로 되돌아오고 나눔으로 마음이 부자가 되는 법을 배우게 되서 어르신들과 광주지방 보훈청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주신문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매주 잉크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나주신문을 받아들고 어르신들을 찾아갑니다. 눈이 어둡거나 글을 읽지 못하는 어르신께 지역의 소식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천천히 또박또박 읽어드리는 소식에 어르신들은 매우 좋아하십니다.

어르신들도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하신데 신문을 읽어드리면 그런 일이 있었냐 하시면서 매우 좋아하십니다.

비록 저희가 하는 일이 작은 일이지만 그 작은 일들이 모이면 큰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지방보훈청 나주보훈도우미 정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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