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병의원 생존력 확보 방안 모색

타지역 병원 경영성공 사례 등 흡수

  • 입력 2009.06.29 10:40
  • 기자명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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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98호 1차 기획보도에 이어 이번호에서는 지방 병의원 생존력 확보 방안 등을 소개한다. 환자 수도권 유출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방 병·의원 환자 부족으로 의료전달 시스템 붕괴가 현실화 되는 등 지방 의료계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지방 의료계 붕괴는 주민들의 건강권 위협 등과 밀접하므로 생존방안 모색의 필요성이 절대적인 상황이며, 환자들의 수도권 유출은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지방 병·의원이 의료품질이나 서비스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는 점은 사실이다.

자구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현재 지방 의료계가 처한 현실과 원인을 분석하고, 생존력 확보 방안을 다양한 각도에서 모색해야 한다. 이에 우리 지역에서 흡수할 수 있는 타지역 병의원 경영성공 사례와 의료관광 자원 등 생존전략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해본다.



서울삼성병원

'환자 중심의 병원' 의료서비스 최고

의료계의 '빅5'로 불리는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994년 개원해 15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1천939개의 병상에 암센터 등 특성화센터와 100여 특수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1천200여명의 의사와 2천여명의 간호사를 포함해 6천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강재일 홍보 팀장은 "우리 병원은 '환자 중심의 병원'을 모토로 고객중심의 병원경영을 도입해 환자만족 극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 전국 의료기관 평가 결과에서 의료서비스, 임상질지표, 환자만족도 3개 부문에서 유일하게 A등급을 획득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병원임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전화·팩스·인터넷 진료예약, 진찰료 후불제 실시, 의사 친절교육 등 서울삼성병원은 특색 있는 의료서비스로 지방 환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방 의료계에서는 환자 수도권 유출 현상의 주범이라는 비판과 함께 '재벌병원'으로까지 불리고 있지만 의료서비스 수준 만큼은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인천 부평 한길안과병원

'안과전문병원' 국내 최정상



한길안과병원은 지난 1985년에 인천 부평에 개원, 25평 규모의 '정안과의원'으로 출발해 현재 연건평 2천7000평(지상4층 지하 10층)에 8개의 진료실과 5개 수술실 등 52병상을 갖춘 전국적 규모의 '안과전문병원'으로 성장했다. 안과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망막수술은 인천지역 전체 건수의 53%(740건)을 시술하고 있으며, 백내장 수술의 경우는 대학병원을 포함해 전국 2위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08년 기준 외래환자 13만명, 수술환자 1만3천명 등 진료환자가 총 14만3천명(인천지역 환자 75%, 충청·호남 15%, 경기 등 기타지역 5%)에 달해 서울 '김안과병원'과 함께 대표 안과전문병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기용 병원장과 박덕영 기획실장은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직원이 환자에게 더 친절하고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생각에 '직원의 행복=환자의 행복'이라는 운영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행복을 중시하기 위해 높은 임금과 성과급 지급, 자기계발지원금, 해외여행 지원 등 다양한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 내 세미나실을 지역주민 행사장으로 무상 대여하는 등 지역문화 후원사업과 장학사업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며 "작은 규모의 '눈 박물관'을 개관해 어린이들의 현장학습 체험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강안병원

'외국인 전용창구' 진료편의 제공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좋은강안병원은 4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지난 2005년 3월에 개원했다. 외래에 각 부분별로 19개 진료과와 6개의 센터, 50여명의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으며, 은성의료재단 산하의 자매병원인 좋은문화병원, 좋은삼성병원, 좋은삼성한방병원, 좋은애인병원, 좋은삼성병원과 함께 환자가 좋아하는 병원, 직원이 좋아하는 병원, 나아가 사회가 좋아하는 병원을 추구하고 있다.

병원 본관 1층에 외국인 전용창구를 신설해 전문 코디네이터를 배치하고 외국인들에게 진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영어/일어/중국어/러시아어로 된 병원 안내문을 게재함으로써 외국인에 대한 진료의 접근성을 한층 드높여 국제적으로 신뢰 받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서우영 원장은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제공하도록 힘쓰고 진료에 있어서도 믿음과 신뢰를 보여주었더니 외국인 환자들이 많이 유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을 통해 진료 중 발생한 환자의 모든 정보를 전산화함으로써 의료기관의 수기작업을 최소화해 환자 대기시간을 줄이고 정보저장의 편의성 등으로 보다 빠르고 정확한 환자관리를 하고 있다.



경북 '안동병원' 지역 병원경영 차별화 시도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안동병원은 지난 1982년 134병상 규모의 중소병원으로 개원해 현재 1천405병상 대형병원으로 성장한 대표 지역병원이다.

안동병원 강보영 이사장은 "시골에다 대형병원을 개원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모두 의아해 했다"며 "하지만 병원경영을 차별화하면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병원을 개원했고 현재 연간 입원환자수를 따지면 전국 6위권이다"고 말했다.

2007년 12월 안동시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16만9천239명. 그러나 같은 해 입원환자 수는 35만5천702명이다. 안동시민 전체가 1년에 2번씩 입원했다고 해도 수치가 맞지 않다.

안동병원 김익동 교육연구팀장은 "입원환자 중 35%만 안동시민이고, 45%는 대구경북, 20%는 수도권 등 타지역 사람들이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시골병원에서 병원혁신을 일으킨 것이다. 도심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낮은 안동병원에 이처럼 환자가 몰리는 것은 고급진료 대비 낮은 의료비와 퇴원환자 관리, 사회환원, 최고급 호텔수준의 건강검진센터 등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이유다.

여기에 진료수준까지 수준급으로 뇌와 심장, 중증외상 특성화센터이자 경북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대비 외래진료비는 3~4배, 입원비는 6~10배 정도 저렴하다.

/김현정 기자





지방 병ㆍ의원과 수도권지역 병원간의 의료수준 격차가 커지면서 실제 우리지역에서도 환자들이 서울지역 대학병원으로 유입되는 환자유출 현상이 심회되고 있어 지방 의료계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환자들의 수도권 유출에 따른 지방의료계 붕괴는 지역민의 건강권 확보 및 지역경제 등과 밀접하므로 생존방안 모색의 필요성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이에 환자 수도권 집중화 실태와 원인, 한국의료제도 문제점 등을 비롯해 지방의료계가 처한 현실을 분석하고 생존력 확보 방안을 다양한 각도에서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지역병원 생존의 길을 모색한다」는 주제로 나주신문을 비롯한 지역 주간신문(나주신문, 군포신문, 시민의소리, 자치안성, 거제신문) 5개사와 일간신문(전남일보, 영남일보, 강원도민일보, 경상일보, 한라일보) 5개사가 공동기획 취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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