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삶

  • 입력 2009.08.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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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되찾기 위해

온 몸을 바쳤지만 남은 것은 가난'



광복 64주년을 맞았지만 조국을 위해 희생한 독립유공자들은 무관심과 가난 속에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독립유공자의 후손 또한 '나는 유공자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이 아닌 가난이라는 굴레만을 넘겨받았다.

학생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이광춘(96) 여사의 다섯째 아들 윤운규(65)씨는 치매 증세로 요양병원에서 치료 중인 어머니를 6년째 돌보고 있다. 간병인을 고용하려면 월 160만원 넘게 들어가기에 국가에서 나오는 보상금 114만원으로는 엄두도 못 낸다.

8형제가 힘을 합쳐 어머니를 간호했지만 모두 살기가 빠듯한 현실에서 기약 없이 간병을 계속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12일(수) 광주지방보훈청이 광주ㆍ전남 지역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239명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 소득 200만원 미만(4인 가족 기준)이 41가구(17%)이고 최저생계비 132만원에도 못 미치는 생계곤란층도 8가구나 된다.

월 소득이 670만원을 웃도는 상층은 30가구에 불과했으며 생활안정층(330만원-670만원)은 92가구, 생계유지층(164만원-336만원)은 109가구이다.

생계유지층과 생계곤란층은 소득 대부분을 연금에 의존하고 있어 독립유공자 본인이나 자녀, 유족이 사망하면 유공자의 손자, 손녀들은 가난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광복회의 설명이다.

광복회 광주ㆍ전남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10년만 지나도 독립운동 1세대는 대부분 세상을 떠나게 된다"며 "항일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평생 힘겹게 살아왔는데 이제는 무관심과 가난 속에 여생을 보내고 있으니 누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광주ㆍ전남에 생존해 있는 유공자는 11명에 불과하며 배우자 23명, 자녀 121명, 며느리 8명, 손녀ㆍ손자 76명 등 후손들이 주로 보상금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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