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산업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외 천연염색 산업의 동향

  • 입력 2009.09.14 11:27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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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순서

1. 들어가는 말
-나주천연염색의 현황과 진행
2. 나주천연염색의 역사성과 전통 
3. 경북의 천연염색(감)과 나주 천연염색 비교
4. 일본의 천연염료
생산단지를 찾아서
5. 일본의 천연염색 공방현황 및 문화상품의 성공사례
6. 천연염색을 활용한 문화산업화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7. 끝맺는 말
-제주 갈옷을 찾아서

  화학섬유에 밀려 대중성을 상실한 천연염색이 이제 일반인의 관심과 각종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여 산업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나주는 농림부 향토산업 육성사업에 선정되고 축제를 개최하는 등 전통 쪽 염색 기법과 첨단 생물공학기술을 접목하여 쪽 염료의 대량생산 및 산업화의 실현을 꾀하고 있다. 
 과거부터 일본은 전통 쪽 염색을 관광자원으로서 문화산업화를 위한 소규 모 공방 및 수공예 제품을 육성하고 대학 등 연구소에서는 전통 쪽 염색을 이용한 미래 산업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에 나주신문은 다른 지역의 천연염색 산업의 현황뿐만 아니라 도쿠시마 및 교토 등의 현지 취재를 통한 일본의 천연염색의 최근 경향을 알아보고 나주 및 전남의 천연염색 산업의 가능성 및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대구 경북지역의 천연염색 산업 육성을 위한 추진 전략 추진도
▲ 대구 경북지역의 천연염색 산업 육성을 위한 추진 전략 추진도

현재 국내의 천연염색은 염료 추출은 수공업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호남지역과 영남지역에서 가내공업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색소성분의 추출 및 염색방법까지도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지역보다는 좀 더 발 빠르게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나주지역의 천연염색문화관을 비롯해 (주)세노코에서 상용화 단계를 추진하고 있다. 천연염색관의 이재연 팀장은 "최근 몇몇 지방자치단체 및 대학의 섬유공학과, 의류학과 및 공예학과를 중심으로 천연염색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천연염료의 화학적 구조와 관련된 안정성 및 염색 메카니즘의 규명을 통한 재현성확립 등 과학적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 또 다른 진단이다.

지난 1992년 산자부에서 시행한 전통고유기술의 산업화를 위한 천연염색 기술교류회는 천염염색의 발전을 주도했다.
천연염색의 과학적 규명, 천연염색 과정의 과학화 및 자동화, 천연염색 관련 제품의 개발사업이 공업기반기술 개발사업으로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경북대학교 염색공학과에서는 천연염료의 안정화 및 염색의 재현성 확립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초로 한국염색기술연구소에서 산업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경북과 대구에서는 광역자치단체에서 천연염색을 산업화하는데 많은 정책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는 나주가 독자적으로 향토전통산업 육성차원에서 전국 최초로 천연염색문화관을 건립하고 일반 기업체와 연계하여 천연염색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대중화, 상용화의 길은 멀고 험하다. 추진 정책과 산업화가 기초자치단체의 역량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천연염색의 세계시장은 어떤가. 세계적으로 천연염색은 일본, 미국, 독일 등의 선진국 중심으로 산업화 되고 있다. 천연염료의 분말액기스화, 천연 페인트 등을 상품화하여 시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가 분석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천연염색 동향을 살펴보면 일본은 천연염료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로 염료를 분말화 또는 액기스화하여 상품화하고 공예염색 뿐만 아니라 고가의 섬유제품에도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네보사의 허브염색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양모를 이끼류인 lichen으로 사염색하여 독특한 스코틀랜드풍의 격자무늬인 tartam직물에 적용하기도하며 Pasily대학을 중심으로 천연색소의 구조 및 염색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미국의 경우도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감에 따라 원면의 메란지류 염색에 천연염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Dxie Yarn사에서는 이를 상품화에 성공하여 Earthwise라는 상품으로 시판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오래전부터 천연물을 이용한 환경과 인체친화적인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Livos사에서는 천연염재로부터 천연염료, 천연페인트 등을 상품화하여 시판하고 있다.

대구, 경북하면 얼른 섬유산업이 떠오른다. 급속한 산업화로 추진된 섬유산업은 한때 대구경북의 주요 경제기반이었지만 전기전자, 자동차, IP산업의 발전으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인건비 상승으로 제3세계나 중국 등 임금이 낮은 나라에 시장을 빼앗겨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대구경북은 기술이 집적된 섬유산업의 활성화를 바로 천연염색에서 찾았다. 천연염색이야말로 대구경북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웰빙·나노 차세대 그린섬유 개발, 대구 RD 인프라 활용 경북 섬유생산기지 조성, 고강도 섬유밸리 등 4개의 권역을 나눠 차별화하여 육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천연염색을 산업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염재(염색재료)에 대한 추진 전략을 세웠다.

현재 천연염색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보관 안정성이 불량한 천연염재의 대량 확보가 어려워 생산 체제 구축이 어려운 형편이다. 재료의 한계성 때문에 대량생산이 어렵고 같은 염료라도 산지나 채취 시기, 보관상태, 추출법에 따라 염색후의 색상차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염색재료의 재배특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염재를 대규모로 재배하면 농가의 소득을 올릴 수 있어 또 다른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주치식물에서 색소를 배양 증식시켜 대량의 염료를 확보하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연 팀장은 "염재의 색소 추출과 보관이 어렵고 염색도 전통적인 방법을 약간 변화시켜 답습하는 정도의 수공예 염색의 과정이 체계적이지 않고 매우 복잡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천연염색이 산업화에 밀려 제자리를 못 찾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천연색소의 성질에 따라 색의 변화가 심하고 반복염색에서의 재현성 문제나 세탁이나 일광에 의한 변퇴색의 발생 등 많은 체계화의 과제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이재연 팀장은 "섬유에 대한 염착성이 좋지 못하여 원하는 색농도로 염색하기 위해서는 반복염색을 해야 하던지 다량의 염재를 사용해야 하는 등의 비경제적인 단점을 해결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천연염색의 과학화와 제품의 표준화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대구경북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집중화와 차별화로 해결하겠다는 것.
천연염색 산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품질관리 및 마케팅이다.

특히 일부 업자들의 저가 가짜 천연염색 제품판매 등의 시장질서 문란으로 인한 천연염색 제품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천연염색 제품의 인증체제를 구축하여 신뢰성을 회복하고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천연염색 제품의 사용에 관한 홍보를 통해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경북 섬유 신발전 전략'을 수립한 경북도는 지난 3월 지역 섬유산업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한다는 보고회를 개최했다.
중장기 계획을 세워 향후 10년간 6천8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것.
경북 섬유 신 발전 전략은 차세대 그린텍스 신산업 육성사업과 연구·개발지원사업으로 분리해 차세대 그린섬유를 개발하게 된다.
용역을 맡은 대구경북연구원은 정부가 선정한 미래 신섬유의 4대 톱 브랜드 가운데 웰빙의 로하스섬유와 나노섬유 개발을 경북 섬유산업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대경연구원이 지역 섬유업체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북 섬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구지역 RD 인프라를 활용, 섬유생산기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 제기했다.

또한 지역별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 제품의 명품화 전략으로 고유 브랜드화 및 인증제도 도입, 섬유기계ㆍ마케팅ㆍ디자인개발 지원을 꼽았다. 각 지역의 섬유를 대구의 연구 집적지와 연계될 수 있도록 생산지원 시스템도입도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사양산업인 섬유산업을 최첨단 기술과 적극적인 마케팅 그리고 브랜드화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천연염색이다.

경북도의 천연염색을 산업화하기 위한 노력은 바로 차별화와 집중화에서 두드러진다.
경북도는 그린섬유개발사업과 연구ㆍ개발 지원사업을 6개로 나눠 세분화하여 추진한다.
고감성ㆍ고기능성 섬유개발, 천연색소산업화사업, 자원순환형 섬유제품 개발, 융합섬유ㆍ스마트생산시스템, 대경첨단융합섬유전용 산업단지조성사업, 마케팅지원사업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첨단융합섬유생산단지다. 4개의 권역으로 차별화해 육성한다. 안동ㆍ영주ㆍ풍기 등 북부권은 고강도섬유밸리로 조성해 기능성 생활용섬유(침장류·커튼)와 고감성 의류용 복합소재 및 신소재(인견 고급화)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영천ㆍ경주ㆍ청도일대 남부권은 천연염색산업밸리로 조성, 천연염색 특화와 청도의 감염색 및 영천의 천연염색연구소를 연계한 고급의류 생산기지로 삼을 예정이다.
구미ㆍ김천 등 서부권은 하이브리드융복합섬유밸리로 조성해 전기ㆍ전자산업에 적용 가능한 융복합 신소재 개발과 환경산업에 적용 가능한 융복합 신소재를 개발한다.
포항ㆍ영덕ㆍ울진ㆍ울릉 등 동부권은 폐어망과 폐자원을 활용한 리사이클 원사 개발을 위한 자원순환형섬유밸리로 조성한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바로 영천ㆍ경주ㆍ청도일대 남부권의 천연염색산업밸리로 조성이다. 천연염색을 지역 특화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집중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천연염색의 메카라고 불리는 나주의 투자계획과 비교해 볼 때 앞으로 발전정도나 시장 점유율 부분에서 확연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수공업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나주지역의 천연염색 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가 절실한 대목이다.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도 이를 지역 특화산업으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청도나 영천에 천연염색의 부가가치를 넘겨준다는 것은 지역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부재의 현상이다.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 이재연 팀장은 "천연염색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이루는 토대가 될 것이다"고 강조한다.
또한 천연염색산업은 단순히 나주만의 발전토대가 아니라 전남의 새로운 발전 전략으로 정책과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이번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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