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쪽 염색도 한국처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일본 쪽 염색의 역사와 전통

전통의 맥으로 되살린

일본의 천연염색

  • 입력 2009.09.21 10:29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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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 토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쪽은 여름철 수해 이전에 수확을 할 수 있고 이 마을에 19대째의 쪽 염색 무형문화재와 기능 보유자들이 옛 전통 기법을 계승하고 있다.

"요시노강 유역에서 발전한 농촌지역은 일본 최대의 쪽 재배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쪽 재배와 염색의 기원은 해안시대 초기에 '아라타에'라고 하는 천을 짜던 '아와인베'가 재배했다"고 아이즈미쵸 역사관의 요시다 관장은 설명한다.

요시노 강 주변 쪽 염색 마을에 들어서면 나주를 보는 것처럼 흡사한 지형에 놀란다. 그 뿐 아니라 역사성과 지리 및 기후적 특성에서 나주 회진마을과 샛골마을을 닮았다.

영산강 제방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회진마을과 샛골마을은 따뜻한 기후, 비옥한 토지, 영산강의 범람으로 일찍부터 목화재배와 쪽문화가 발달했다. 쪽염색 전통을 정관채(국가중요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과 샛골나이로 유명한 노진남(구가중요무형문화재 28호) 장인이 그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쪽 염색에 관한 가장 오래된 자료는 1247년에 견성사를 창건한 스이케이 스님이 절지염(藍) 잎을 재배해 옷감을 염색했다는「견성사 기록」에 전해지고 있다고 요시노 관장은 말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일본 쪽 상인의 오쿠무라 가의 저택을 그대로 쪽 역사관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에 과연 일본인다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당 가운데에 쪽 염색을 하는 과정을 동상으로 표현하여 찾는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일본인 특유의 섬세함이 배어 있다.

아와에서 계속적으로 발전한 쪽 재배는 요시노강 하류지역 일대로 까지 전파되어 1445년에는 대량의 쪽잎(葉藍)이 유통되었다.

아와에서는 전국시대까지 쪽잎을 물에 담아 염액을 만드는 침전염 기술밖에 없었다. 1549년 미호시 요시타카가 교토로부터 청야사병을 불러 스쿠모(쪽 잎을 발효시켜 만든 염료)를 사용한 염색을 시작했다.

일본의 쪽 염료는 생잎을 베어내어 즉시 추출하는 우리나라의 방법과는 달리 건조시킨 쪽 풀을 사용한다.쪽 염색 염료를 스쿠모라고 부르며 여뀌과식물의 쪽풀에서 쪽 염료를 생산하고 있다.

스쿠모는 쪽 풀을 7~8월에 수확하여 건조시킨 다음 건조된 쪽잎을 9월 하순경부터 물을 뿌려서 발효시켜 섬유질을 분해하고 쪽 풀의 성분인 인디고를 응축시킨다.

응축된 흙과 같은 부엽토가 만들어진 것을 스쿠모라고 한다.

이 스쿠모제법이 아와를 전국적인 쪽 재배단지로 만들고 염색의 고장으로 이름을 날리게 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도쿠시마현에서는 아와를 쪽 재배와 가공산업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쪽 최대 생산지로 만든 것이다.

또한 겐로구키의 목면의 전국적인 보급은 그 염료로써 쪽의 수요량을 증폭시켰다.

메이지시대에는 전국 최대 규모를 갖춘 쪽 재배와 염색이 주요 산업이 될 정도였다.

도쿠시마에서는 남사(藍師)라고 하는 가공업자(염색장인)와 쪽 상인들을 관에서 인정하는 조직으로 전국 쪽 시장에 진출시켜 많은 수익을 남기게 하여 지역산업의 기반으로 구축시켰다.

이렇게 번창하던 아와의 쪽 산업도 메이지유신(1903년)시대에 이르러 독일로부터 값싸고 손쉬운 인조직물이 수입되면서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결국 값싼 인조직물이 천연염색을 몰아내게 된 것이다. 산업화가 낳은 전통산업의 붕괴가 이루어진 것이다.

도쿠시마의 쪽 재배 면적은 1965년 4ha밖에 지나지 않아 전멸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1975년부터 향토 전통문화계승과 손수공업 전통제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재배면적이 1991년에는 22ha로 늘어나 도쿠시마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도쿠시마 현에서는 전승기술 계승과 육성을 목적으로 쪽 재배 기술보급 및 염료 생산기술을 적극적으로 장려 보호함으로써 지금은 90여 농가에서 쪽을 재배하고 있다.

일본인의 사랑을 받고 자랑으로 여기는 쪽 염색과 염료 생산의 대부분이 아와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천년의 빛이 담겨있다는 쪽빛이 일본인의 사랑을 다시 되찾은 것은 바로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전통을 잇는 장인정신의 발로이다.

나주 천연염색의 발전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김준 기자

najuk2010@naju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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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염색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요시다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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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쪽상인 오쿠무라 저택에는 쪽염색 과정을 설명한 동상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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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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