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횡포는 무엇인지 밝혀야

  • 입력 2009.09.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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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소속 시의원이 '민주당 횡포에 좌절과 환멸을 느껴' 탈당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나주시의회 김판근 의원은 풀뿌리의원으로서의 소임을 잘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민주당에 입당하여 공천을 받아 시의원에 당선된 사람으로서 참담하고도 서글프다는 심정도 밝혔다. 그러나 풀뿌리지방자치가 다수의 힘을 가진 정치논리로 무장한 민주당의 전횡에 신음하는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오로지 지역발전과 시민들을 위해 소신 있고 자유롭게 의정활동을 펼치고자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말했다. 과연 그 정치논리는 무엇이며 전횡은 어떤 것인가.

그에 대한 배경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리뭉실하게 개인적 의견을 추상적으로 피력하면서 탈당을 한다는 것을 무슨 큰 일인양 떠들어 댄다면 그 또한 시민을 우롱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권은 한나라당이 쥐고 있지만 전라도 지방에서는 그 누가 뭐래도 야당인 민주당이 집권하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민주당의 전횡이 무엇이고 풀뿌리지방자치를 정치논리로 근간을 흔들리게 한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다수의 논리를 앞세워 신정훈 시장을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마을택시 운행과 관련 민주당 지역위원회의 입장을 반영해 반대했다면 그 구체적인 내용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민주당의 전횡이라면 시민에게 해가 되는 시책이나 지역발전에 해가 되는 사항을 다수의 논리로 관철시켰다는 의미이거나 어느 권력을 쥔 지도자가 마음대로 당 지역위원회를 운영해 나주사회에 많은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시민들은 바로 이러한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한다. 아니 그러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탈당의 변에서 해당의원은 추상적으로 탈당의 변을 설파하고 단지 이해를 구했다.

지난 해 나주시의회의 파행책임에 대해 많은 공방전이 있었으나 대부분 가설 또는 추측에 의한 내용으로 일관했다. 물론 사과성명도 나오고 해명서도 나왔으나 이에 대한 책임공방은 아직도 서로에게 미루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시민들의 판단은 다음 선거에서 심판으로 이어지겠지만 그래도 공인된 입장에서 최소 시민에게 탈당의 변을 하려면 구체적인 사실을 내 놓아야할 것이다.

물론 탈당의원이 말 못할 고민도 있을 거란 생각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고백처럼 민주당이라는 기득권을 포기하면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없지는 않았다는 말에서 좀 더 구체적인 전횡이나 폐단 그리고 힘의 논리로 지역권력을 남용하는 것에 대한 명백한 사실적 내용이 필요하다. 내년의 심판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오늘의 나주현실을 직시한다면 반드시 잘못된 정치행태는 바로 잡아야 한다.

오늘의 탈당변이 개인 의원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인으로서, 시민의 공복으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면 이 문제는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 의원의 현명한 판단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가지고 다시한번 시민 앞에 서기를 바랄 뿐이다. 그 길만이 김 의원의 탈당은 정당성을 가지며 공인으로서의 정치적 소신도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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