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 문제는 지역에서 해결하는 것이 순리

  • 입력 2009.09.28 09:13
  • 기자명 이재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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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농민들이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을 앞두고 농산물 수입저지를 위한 투쟁에서 가장 빛나는 표어가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신토불이(사람과 토양은 둘이 아니라 하나)였다.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먹는 것이 건강한 삶의 기본이 된다는 뜻으로 지금은 모든 국민들의 인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가 되었다.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먹는 것이 당연하다면 우리가 지역에 살면서 생활과 생산을 위해서 부득이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페기물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우리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이 당연하듯이 생활에서 생성된 폐기물도 당연히 우리지역에서 해결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1989년 3월 스위스 바젤에서 채택되어 1992년 5월부터 발효된 협약으로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 94개국이 가입하여 운영되고 있는 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의 통제에 관한 바젤협약(Basel Convention on the Control of Transboundry Moverments of Hazardous Wastes and Them Disposal)에서도 폐기물의 이동을 감시하고 있다. 선진국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유해폐기물들을 개발도상국에 수출형식을 빌어 처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최근 나주에서는 지역 내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인 시립공원묘지조성사업, 축산분뇨자원화사업, 화인코리아 닭 수출가공 공장 증설, 내영사 봉안당 문제 등으로 주민간과 민ㆍ관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각종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지역사회의 평화와 이미지가 심각한 손상을 받고 있다.

21세기 눈부신 과학의 발전은 신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생물체까지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이 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영역까지도 기꺼이 도전하여 성취해 가고 있는 것이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혐오시설과 혐오물질 생산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축적되어 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나주에서는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과 기술의 발전을 몰라서 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척 외면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반드시 지역에서 해결해야 할 우리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런 고민이나 대안도 없이 가져갈 곳이 없는데도 밖으로 내몰면 내몰릴 것처럼 밖으로만 내몰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난립한 무덤을 방치하는 것과 우리지역 주검을 외지에서 비싼 댓가를 치러가며 처리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고기는 먹고 폐기물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 농가 소득증대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전기와 전력사용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어느 것 하나도 우리 생활과 별개인 것은 없다.

이제 이러한 문제들을 봉합하고 향후에 또 다른 문제를 만들기 보다는 나주의 미래를 위해서 먼저 현재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공동책임 원칙에 따라 파악된 문제들을 각 지역에 한 가지씩 배분해야 한다.

그리고 집단화 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집단화하고 충분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법 등을 위한 시민 모두의 지혜를 하루속히 모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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