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예산 편성은 피했다, 그러나 …

정당공천제 폐해 여실히 드러나

  • 입력 2010.01.04 11:17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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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동안 명분도 명확하지 않는 지루한 논쟁으로 이어진 나주시의회의 예산안 파동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무리됐다.

불필요한 신경전과 소모전은 끝내 아무도 승자임을 내세우지 못했고 정치권에는 감정의 골이라는 큰 상처만 새기고 10만 시민에게는 피부에 와 닿는 피해만을 남겼다.

예산 삭감에 대한 민주당소속 의원들의 명분 없는 주장은 결국 자리욕심과 정치적인 목적이라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민주당은 나주시의회에서 다수당의 욕심대로 2009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과 2010년 본예산을 심사하는 예결위원장이라는 감투를 차지했고 예산 삭감 역시 그들 본래의 의도대로 대폭 삭감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정치적 입장에 의한 다수당의 횡포'와 '집행부 발목 잡기 및 길들이기'를 비롯해 '자격미달'이라는 비난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나주시의회 예산안 파행에 지난달 23일과 24일, 30일 의회를 방문한 시민사회단체들에게 그들의 속내와 파행의 행태 및 원인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만 것.

처음부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그들의 나팔수를 대동하며 지방채발행분 148억2천만원의 예산편성이 포괄적 예산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불법이라고 주장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시민사회단체는 확인했다.

더불어 148억2천만원이 편성돼야 할 남평소도읍 육성사업 등 7개 사업에 이미 사업비가 편성돼 148억2천만원은 가용예산이라고 볼 수 있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끝까지 해당사업에 예산을 편성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광형 나주시장직무대행 부시장의 사과문을 요구하는 협상카드를 꺼내는 등 이른바 '질 떨어지는' 행태를 보여주면서도 결국 63억을 삭감했다.

정리추경은 거의 삭감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정리추경에서 69억을 삭감하고 2010년 본예산에서도 87억(2.2%)을 삭감한 것은 전남 22개 시ㆍ군 평균 26억(0.8%)을 3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2010년 본예산 심사에서는 정치적 목적의 삭감이었음을 명백하게 드러냈다.

시장과 부시장의 업무추진비를 비롯해 각종 홍보예산(22건) 4억7천4백만원을 삭감했다.

아울러 총 31건 144억(국·도비 89억, 시비 55억) 중 시비만 30억을 삭감해 국ㆍ도비 보조사업의 추진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주민총회를 통해 건의되고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반영된 주민참여예산도 전액 삭감하는 등 자치분권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지역인재육성 및 명문학교 육성을 위해 지원코자 마련된 교육예산 1억6천만원(중학교학력향상 8천만원 등 4건)과 산업단지 조성 및 투자유치 관련예산 11억7천만원을 삭감했으며, 일자리창출에 가장 큰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산림공원과의 국ㆍ도비 보조사업 예산 등 농업, 경제, 사회복지 등 전반적인 부분에 삭감의 칼을 휘둘렀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오로지 정당에 충성만하는 의원이냐, 시민의 복지와 편익을 우선하는 의원이냐"는 비난과 함께 "이는 정당공천제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오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시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월동의 시민 이 아무(46세)씨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막장 드라마의 끝을 보여준 것 같다"며 "그들이 추종하는 위대한 그 분도 우리 시민의 손으로 당선시킬 수도 낙선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

한편, 각종 현안에 대해 양비론을 제기하는 시민사회단체에 대해서도 시민 이 아무(대호동 44세)씨는 "시민사회단체의 어정쩡한 태도가 오히려 지역사회의 분열을 심화시키는 것 같다"며 "잘잘못을 정확하게 따져 원인제공자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민사회운동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종합스포츠타운 건설과 관련해 갈등이 심화됐지만 정치권이나 행정, 그리고 체육단체 그 어느 곳에서도 과연 나주에 유익한 사업인지,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는 사업인지 따져보는 토론회를 개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면 스포츠 기반시설 확충이 나주에 도움이 되는지 되지 않는지 시민들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늦었지만 시민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토론회 개최를 제안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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