刎頸之交(문경지교)

  • 입력 2010.02.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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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기업체 등에서 입사시험에 한자를 추가하는 경우도 늘었으며, 유치원 어린이까지도 한자 급수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

또 수능시험에도 고사성어와 관련된 문제가 매년 꾸준히 출제되고 있다.

고사성어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 지혜의 보고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 마음의 핵심을 짚어주는 혜안이 번뜩이는 글들은 그대로 인생의 지침으로 삼을 만하다.

이에 나주신문은 알기 쉬운 고사성어의 풀이와 표현의 유래가 된 고사를 매주 간단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刎 목벨 문, 頸 목 경, 之 어조사 지, 交 사귈 교

목을 벨 수 있는 벗이라는 말로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벗을 뜻한다.



[유래]

전국시대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의 신하 유현(劉賢)의 식객에 인상여(藺相如)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진(秦)나라 소양왕에게 빼앗길 뻔했던 천하 명옥(名玉)인 화씨지벽(和氏之壁)을 원상대로 가지고 돌아온 공으로 일약 상대부(上大夫)에 임명됐다.

그리하여 인상여의 지위는 조나라의 명장으로 유명한 염파(廉頗)보다 더 높아졌다.

그러자 염파는 분개하여 "나는 싸움터를 누비며 성(城)을 쳐서 빼앗고 들에서 적을 무찔러 고을 세웠다. 그런데 입 밖에 놀린 것이 없는 인상여 따위가 나보다 윗자리에 앉다니.... 내 어찌 그런 놈 밑에 있을 수 있겠는가. 언제든 그놈을 만나면 망신을 주고 말테다"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인상여는 염파를 피했다. 그는 병을 핑계대고 조정에도 나가지 않았으며, 길에서도 멀리 염파가 보이면 옆길로 돌아가곤 했다.

이 같은 인상여의 비겁한 행동에 실망한 부하가 그의 곁을 떠나려고했다. 인상여는 그를 만류하며 "자네는 염파장군이 진나라 소양왕과 어느 쪽이 더 무섭다고 생각하는가?"

"그야 물론 소양왕이지요"

"나는 소양왕도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신하들 앞에서 혼내준 사람이야, 그런 내가 어찌 염파 장군 따위를 두려워하겠는가?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강국인 진나라가 우리 조나라로 쳐들어오지 않는 것은 염파 장군과 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일세. 이 두 호랑이가 싸우면 결국 모두 죽게 돼. 그래서 나라의 안위를 생각하고 염파 장군을 피하는 거야"

이 말을 전해 들은 염파는 부끄러워 몸둘 바를 몰랐다. 그는 곧 웃통을 벗은 다음 태형(笞刑)에 쓰이는 형장(刑杖)을 짊어지고 인상여를 찾아가 섬돌 아래 무릎을 꿇었다. "내가 미욱해서 대감의 뜻을 헤아리지 못했소. 어서 나에게 벌을 주시오"하고 진심으로 사죄했다. 그날부터 두 사람은 '문경지교'를 맺었다고 한다.

*형장(刑杖)- 죄인을 심문할 때 쓰는 몽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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