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 참 마 속

  • 입력 2010.03.08 15:12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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泣 울 읍, 斬 벨 참, 馬 말 마, 謖 일어날 속
울며 마속의 목을 벤다는 뜻으로, 법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을 버려야 함을 비유.

[유래]

위, 촉, 오 삼국이 쟁투했던 시대다. 촉한의 제갈공명이 위나라를 침공했다. 이에 조조가 급파한 위나라의 군사 사마의(司馬懿)는 20만 대군으로 기산의 산야(山野)에 부채꼴의 진을 치고 제갈량의 침공군과 대치했다.

제갈량은 이미 이 진을 깰 계책을 세웠지만 상대가 지략이 뛰어난 사마의인 만큼 군량 수송로의 요충지인 가정(街停)을 수비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그 중책(重責)을 맡길 만한 장수가 마땅치 않아서 제갈량은 고민했다.

그때 마속(馬謖)이 그 중책을 자원하고 나섰다.

그러나 노회(老獪)한 사마의와 대결하기에는 아직 어렸다. 그래서 제갈량이 주저하자 마속은 거듭 간청했다. "다년간 병략(兵略)을 익혔는데 어찌 가정(街亭)하나 지켜내지 못하겠습니까? 만약 패하면 저는 물론 일가권속(一家眷屬)까지 참형을 당해도 결코 원망치 않겠습니다"

"좋다, 그러나 군율(軍律)에는 두 말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서둘러 가정에 도착한 마속은 지형부터 살펴보았다. 삼면이 절벽을 이룬 산이 있었다.

제갈량의 명령은 그 산기슭의 협로(峽路)를 사수만 하라는 것이었으나 마속은 욕심을 내어 적을 유인하여 역공할 생각으로 산 위에다 진을 쳤다.

그러나 마속의 생각과 달리 위나라 군사는 산기슭을 포위만 한 채로 산 위를 공격해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자 산 위에서는 식수가 끊겼다. 다급해진 마속은 전 병력을 동원해 포위망을 돌파하려 했으나 위나라 용장 장합에게 참패하고 말았다.

마속의 실패로 전군(全軍)을 한중(韓中)으로 후퇴시킨 제갈량은 마속에게 중책을 맡긴 것을 후회했다.

군율을 어긴 그를 참형에 처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듬해 5월, 마속이 처형되는 날이 왔다. 때마침 성도(成都)에서 연락관으로 와 있던 장완(張琓)은 "마속 같은 유능한 장수를 잃는 것은 나라의 손실"이라고 설득했으나 제갈량은 듣지 않았다.

마속이 형장으로 끌려가자 제갈량은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마룻마닥에 엎드려 울었다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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