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을 생태의 강으로 살리라(3)

  • 입력 2010.03.15 13:44
  • 기자명 김병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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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린 강, 우리 민족의 젖줄인 영산강, 금강, 한강, 낙동강이 마구잡이식으로 파헤쳐 지고 있다. 나주시민, 광주시민들은 흐르는 영산강물을 막아 승촌보(나주시 노안면 학산리), 죽산보(나주시 다시면 죽산리) 공산현장에 직접 가보시라. '4대강을 살리고, 수질을 개선하고, 홍수피해를 막고, 강변위락시설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미명하에 영산강은 생태의 강은 인공댐으로, 생명력을 잃은 하수도로 변형되어 가고 있다.

필자는 최근 영산강 댐공사 현장을 수 차례 다녀왔다.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전국에서 '4대강 살리기'에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버스로 영산강 투어에 나섰다. 2010년 1월 23일(토) 11시에 광주시청 주차장에 집결하였다. 날씨는 쌀쌀했다. 날은 쾌청이었다. 영산강에 대한 사랑으로 가슴이 뜨거운 사람들이었다.

광주시청 앞을 떠나서 극락강과 황룡천이 만나는 곳에 이른다. 사실 이 구간은 광주 145만 시민이 쏟아내는 생활하수와 공단으로부터 나오는 정화가 덜 된 오수가 흐르는 구간이다. 수질개선의 가장 근본은 상류의 물을 정화시키는 작업이 급선무인 것이다. 여기에 상당히 널따란 송지습지가 보인다. 이 습지를 친환경적으로 잘 이용하면 물도 살리고, 광주시 외곽에 생태수변공원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저류지와 생태환경보존, 그리고 생태의 공원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교수들의 한마디가 모두 배운 만한 말씀들이다. ‘물은 출렁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기포가 생긴다. 산소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생물이 살고, 물고기가 사는 것이다. ‘로보트 고기’ 이야기를 들었다. 필자는 처음에 이것들이 헤엄쳐 다니면서 기포를 만들고 산소를 만드는가 생각했다. 그것은 나의 상상이었을 뿐이었다. 로버트 고기는 헤엄쳐 다니면서 수질 오염을 측정한다는 것이다. 물을 살리는 방도가 먼저지, 측정만하다보면 세월만 보내는 것이다.

지난 3월 5일 광주·전남지역 뜻있는 기독교 목사들이 승촌보와 죽산보 보(洑) 막이 공사현장을 찾아 살펴보았다. 하구둑에서 내려다본 영산강 물막이 공사장은 거대한 빌딩의 기초를 파놓은 건설현장의 모습과 흡사했다. 영산강 6공구 사업장인 승촌보 건설현장에서는 굴삭기 수십대가 강바닥을 파고 있었다. 사람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대형트럭만 먼지를 내면서 오갈뿐이다. 영산강이 폭탄을 맞은 것처럼 패여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파왔다. 승촌보는 내년 12월에 완성될 계획이라고 한다. '4대강 사업이 인력을 창출한다'는 말은 벌써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영산강은 광주시의 생활하수가 포함된 광주천이 흘러들어 오므로 오염도가 급상승한다. 하수 속에 녹아 있는 총인(인화합물의 총량)은 식물 플랑크톤인 조류가 대량 번식하는 영양분 구실을 해 녹조현상 등의 형태로 강을 썩게 만든다. 환경부 하천수질자동측정망 자료를 본다면, 지난 10년간 광주천이 영산강에 합류하는 극락교 지점의 총인 평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부영양화 단계 0.0035-0.1㎎/ℓ를 8배 이상 초과했다고 한다. 여기로부터 12.4㎞ 하류에 승촌보가 건설되면 강물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부영양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김범철,강원대환경학교수).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 농경지에서 퇴비·비료 성분들이 유입되면 총인처리시설을 갖추더라도 부영양화를 피하지 못한다' '물을 확보하기 위해 10-20일 동안 보의 수문을 열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한다.

버스는 나주시 노안면 승촌보에 이르렀다. 영산강은 거대한 토목공사장이 되어 있었다. 아픈 가슴을 움키며, 노안면 학산리 김재선 이장을 만났다. 영산강 살리기 광주전남환경연대의 방문 소식을 듣고 벌써 마중나와 있었다. 이장님은 '승촌보 건설소식'이나, 토지수용에 따른 통지를, 공사판을 벌인 후에야 받았다고 말했다. '희망 선포식' 당시에도 주민들에게 일체 연락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은 논농사보다도 미나리깡으로 수입을 짭짤하게 올리는 고소득 농촌이라고 한다. 이 마을에서 1년이면 150억원의 소득을 올린다고 하니 대단한 마을이다. 이곳 미나리가 전국적으로도 수량으로나 품질에서도 우수하다는 것이다. 지난번 '승촌보 건설반대 기자회견' 때 나온 마을 분들을 보니, 연령층이 60대도 별로 없는 70-80대 고령층이었다. '힘없는 우리 농민들이지만 우리의 생존권과 영산강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의 투쟁을 하겠다'고 용기있게 밝혔다.

영산강에 두 개의 보가 건설되었을 경우 영산강의 수위는 승천보 직상류의 경우 관리수위가 현재 수위보다 5m 높아지므로 전체적으로 4-5m의 수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산강의 수위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강 주변의 지하수 수위도 같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강 주변이 상당한 범위에 걸쳐 늪지대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홍수위는 9m나 높아지므로 홍수 발생시에 주변의 대부분 가옥이 모두 지붕까지 잠길 정도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려면 강둑에 지하수막을 설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지하수막은 지하수 차단을 위해 매우 깊게 설치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다시 주변 토지의 건조화를 다시 야기할 것이므로 예측할 수 없는 문제의 경비초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구약 성경의 아모스 선지자가 외친 것처럼 '정의를 쑥으로 바꾸며 공의를 땅에 던지는 자들아'(아모스서 5 : 7)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영산강과 농민들과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현 이명박 정권은 '4대강 공사'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강물은 하늘의 섭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이제라도 영산강을 생태의 강으로 흐르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당국자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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