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날개

  • 입력 2010.03.22 10:23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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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보면 감옥 속에 갇힌 데이달루스와 이카루스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감옥 속에서 데이달루스는 기술을 발휘하여 새의 깃털을 모아 큰 날개를 만들어 아들 이카루스에게도 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고 완성된 날개에 밀랍을 몸에 붙이고 탈출을 감행했다.

"바다와 태양의 중간을 날아야 한다. 너무 높이 날아오르지 마라. 너무 높이 날면 태양의 열기에 네 날개의 밀랍이 녹아서 떨어지고 만다. 그러나 너무 낮게 날지도 마라. 너무 낮게 날면 파도가 날개를 적실 거야."

그러나 이카루스는 하늘을 나는 것에 몰두한 나머지 아버지의 충고를 잊었다.

태양을 향해 높이 오르다가 밀랍이 녹아 바다에 추락하여 죽고 만 것이다.

이카루스의 추락은 흔히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과 그에 따른 집착을 지적하는데 인용된다. 그의 추락은 기술적 한계성의 날개의 탓이 아니라 자제되지 않은 감정과 욕구 때문이며 이는 바로 우리 인간의 내적인 성향 문제이다.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절제되며 가치 있는 삶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이카루스의 날개로 빗대어지는 문제는 비단 사회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치에서도 자주로 회자된다.

정치 실현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와 신념보다는 권력과 명예를 비롯해 부수적으로 뒤 따르는 콩고물(?)에 대한 탐욕과 집착이 거친 풍파와 고난을 헤치고 쌓아올린 '공든 탑'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고 경계해야 한다.

특히, 동일한 정치적 지향점을 가졌다고 보기 좋게 포장하면서 개개인의 물욕(物慾) 채우기에 급급한 무리들의 교언영색(巧言令色)을 멀리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처음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았던 가치와 신념을 지키는 일이며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테레사 수녀의 거룩한 눈물은 전 세계인을 감동시키지만 탐욕과 집착에 물든 '악어의 눈물'은 그 어느 누구도 감동시킬 수 없을뿐더러 진정성마저 의심케한다.

그저 내면에 감추어진 추악한 탐욕만을 적나라하게 보여 줄 뿐이다.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나서는 모든 후보자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민선 1기부터 나주시는 단 한순간이라도 정쟁(政爭)의 깊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선거가 끝난 뒤 지역민간 분열, 공당(公黨)과 사당(私黨)의 끊임없는 다툼으로 인해 사람냄새마저 풍기지 않는 지역이 되고마는 후유증을 앓았다.

그로인한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갔으며, 천년 목사골의 이름이 전국방방곡곡에서 비웃음으로 회자되고 끈끈한 학연, 지연, 혈연마저 갈라놓았다는 사실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는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시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민의 뜻이라는 가당치도 않는 허울을 내세워 정쟁을 일삼고 명예와 권력을 탐하지 말라..

진정한 나주발전의 공약과 미래비젼을 내세워 당당하게 평가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한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 하라"라는 따뜻한 말씀과 무소유의 사상을 몸소 실행하시면서 아름답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신 법정스님께서 얼마 전에 입적하셨다. 이카루스의 날개와도 같은 연약한 인간의 존재이지만 그 삶의 방향성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삶과 마무리가 모두에게 커다란 교훈으로 새겨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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