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을 생태의 강으로 살리라(5)

  • 입력 2010.03.29 16:09
  • 기자명 김병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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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질서 거역하는 영산강 보(洑)공사 중단하라

영산강 승촌보, 죽산보 막이 사업을 비롯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운동이 들불처럼 전국에 번지고 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4대강 사업'반대 뜻을 밝힌 이후 전국 성당에는 '사대강 사업중단을 요구하는'펼침막을 걸리고,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라는 희망에 찬 소식이 들린다.

불교도 이에 버금할만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기독교(개신교)에서는 이 엄청난 '하나님 창조질서 죽이는 4대강 사업에 대해'규모가 큰 교단이나 대형교회는 움쩍도 않고 있다. 오히려 소수의 예언자들의 모임인 '전국목회자정의실천협'나 '예수살기'등에서 종단과 환경단체와 연대하여 '4대강 보막이'현장에서 펼쳐지는 4대강 살리기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승촌보와 죽산보 공사의 강행으로 홍수피해와 농경지 침수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나주시민, 시민단체, 지방정치인들의 양심과 신념에 찬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 '침묵의 카르텔'이 가져올 재앙을 예견하는 통찰력을 되살려 우리의 영산강과 우리의 땅을 생태적으로 보존하자는 것이 필자의 충정이다.

필자는 기독교 목사로서, 강이 가져다주는 진리의 상징성, 생명성에 대한 교훈을 되새기고자 한다. 하나님께서는 창조 당시에 에덴 동산에서 발원한 네 개의 강, 비손, 기흔,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이 흘러 광야를 적시게 했다(창세기 2장).

이 강물은 생명의 원천인 것이다. 성경에서 가르치는 바,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바벨론 포로생활에 시달리는 에스겔 선지자에게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이 물이 흘러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에스겔47:9)'라는 말씀을 주셨다. 그리스도인들과 인류는 ''하나님 나라의 영적생명과 자연생태의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하나님으로부터 받았다.

전남의 젖줄인 영산강물을 막아, 수심 5m 깊이의 승촌보(노안면 학산리), 죽산보(다시면 죽산리)를 건설하는 거대한 보(洑)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정부가 내건 일자리 창출은 미미하고,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재벌그룹들이 소위 국책사업을 맡고 있다. 과연 이 엄청난 22조 이상의 사업비가 제대로 쓰일지 부정한 방식으로 정치자금화될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그 개연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치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영산강 보건설 사업'을 반대한다.

1) 첫째, 거대한 보의 축조가 물 부족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

정부의 물 부족 주장은 물수요를 터무니없이 높여 계산한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것이다.

8억t 물부족론은 2006년 건설교통부가 국민 1인당 1일 생활용수를 450ℓ로 설정한 과장된 결과이다. 독일의 1일 1인당 물사용량 133ℓ, 영국이 146ℓ, 일본이 331ℓ에 불과하다. 이 기준은 선진국에 비해서도 턱없이 높은 것이다.

2) 둘째, 홍수피해 우려는 사실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엄청난 홍수가 본류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홍수피해 우려지역은 영산강 지류이다. 국가하천의 홍수피해액 비중은 전체 하천의 3.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본류보다 지천을 단속함이 현명한 일이다는 것이다.

3) 셋째, 승촌보와 죽산보 건설은 영산강의 수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이유이다.

장장 12.4km에 달하는 승촌보와 19km나 이어지는 죽산보(댐) 건설로 물을 가두어두면 영산강 수질은 녹조현상, 부영양화 현상으로 인해 물이 썩어가는 것이다. 물이란 구비치며, 소용돌이치며 흐를 때, 물의 표면이 공기와 닿게 되어 산소를 공급받게 되므로 수질이 개선되는 것이다.

4) 넷째, 영산강에 두 개의 보가 건설되었을 경우 주변의 농토가 침수되어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것이다. 죽산보의 관리수위가 3.5m로 유지되면, 강 주변의 지하수의 수위는 2-3m 상승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결국 강 주변이 상당한 범위에 걸쳐 늪지대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4대강 주변의 농민들은 여의도 면적의 21배나되는 농지를 잃게 되는 것이다. 3월 22일 대한하천학회 박창근(관동대,토목공학)교수가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한 결과 죽산보 설치로 인해 다시ㆍ왕곡면 일대 농경지 4.51㎢(136만평)가 침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겨레, 3월 23일자). 노안면 승촌보가 건설되었을 경우, 승촌동 등 주변 농경지 5.1㎢(154만평)가 침수예상된다는 것이다.

5) 이명박 정부는 영산강을 비롯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시행하는데 불법과 기만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거도 타당성도 부재한 4대강 사업 추진을 위해 각종 실정법을 어기고, 우리 사회의 합리적 제도와 법을 바꾸고, 공권력을 동원해 민의를 탄압하면서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예산심의권까지 무시하고 삽질부터 시작한 것이다.

국가재정 22조 이상이 소요되는 이 거대한 소위 국책사업이 국가재정법, 하천법, 환경영향평가법, 문화재보호법 등을 위반해 가면서 강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실상 법적으로도 원천무효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제라도 국민들과 환경전문가들과 대화와 토론을 통해 강을 살려야 한다. 그러함에도 MB 정권은 정부일변도의 홍보와 설득에 더 치중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4대강이 진정 생태의 강이 된다면, MB 정부도 살고, 국민들도, 농민들도 어깨춤을 추게 될 것이다. 부활절을 앞두고 예수님의 '생수의 강이 흐르게 하라(요한복음7장)'는 말씀대로 자연생태와 한국교회와 한국정치 지형과 온 민족이 다시 사는 좋은 일들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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