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화합과 통합이 절실한 나주

  • 입력 2010.04.26 14:22
  • 기자명 양동현 시민회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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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미국 뉴저지 허드슨 강변에서 영화와 같은 두 남자의 권총결투 장면이 연출됐다.

숨죽인 긴장속에서 이들의 결투를 조용히 지켜보던 수많은 관중들은 결투가 끝나고 한 남자가 쓰러지자 환호와 함께 많은 박수를 보냈다.

두 남자는 지난 200여년동안 묵혀진 두 집안의 원수관계를 풀고자 일종의 '살풀이'로 이날의 결투를 준비했다.

그들의 조상은 200년전 미국 초대 재무장관이던 알렉산더 해밀턴과 2대 부통령이었던 애런 버였는데 두 집안의 정적은 1804년 시작됐다.

오랜 두 집안의 싸움은 해밀턴이 뉴욕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애런버를 놓고 신문에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면서 시작됐다.

선거에 패배한 애런버가 해밀턴에게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으나 해밀턴이 이에 응하지 않자 애런버는 해밀턴에게 목숨을 건 결투를 신청해 결투에서 해밀턴이 애런버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두 집안의 원수 관계가 본격화 된 것이다.

200년이 지나 후손들은 이같은 극한 대립이 양 집안의 번창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심각한 피해만을 야기시킨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고 서로의 용서와 화합을 다지기 위해 허드슨 강변에서 그 당시의 결투 장면 재연에 나서게 됐다.

비록 후손들이 너무 뒤늦게 만나 역사적 화해를 다짐했지만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 갈등만큼은 더 이상 키워가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의미에서 이날의 결투는 세계로부터 그 많은 박수와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참으로 사랑과 용서, 화해와 협력이란 말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우리들에게 퍽이나 감동적인 의미를 던져주는 아름답고 고귀함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에서 무언가 말할 수 없는 씁쓸함이 자리 잡으면서 뒷맛이 그리 개운치 않다.

예비후보 선거운동과정에서 더욱 심화된 지역사회 갈등과 반목 등 과열선거 분위기 탓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선거를 치루면서 어느 정도 과열은 있을 수 있다고 보나 이번에는 예상치를 훨씬 뛰어 넘어 후보자간 사생결단으로 까지 비쳐질 정도로 극한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보니 6월 2일 이후 혹시 심각한 선거 후유증이나 겪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걱정을 내심 갖고 있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부디 이같은 우려와 걱정이 한낱 기우에 그치길 간절히 바라면서 모든 출마 후보자들에게 한마디 던지고 싶다.

먼저 당신 후보자들은 저마다 주민을 섬기는 지역의 참 일꾼이 되겠다고 누누히 밝혀왔다.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반목ㆍ분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혼자 억매여 있다는것은 결국 또 다른 지역사회 갈등과 분열만을 부추기는 장본인으로 낙인찍힐 수 있기에 하루빨리 모든것을 훨훨 털어내고 지역사회 화합과 협력을 앞세운 봉합의 밑거름이 되어주길 바란다.

그런 당신의 진심을 보여 줄때 우리는 그를 나주 발전에 절대 필요한 참일꾼이자 참 정치인으로 반드시 기억하게 된다.

아무쪼록 이번 선거에 나선 모든 후보자들은 지금 나주에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현안 문제는 그 어떤 숙원사업 유치·해결이 아니라 지역사회 화합과 통합임을 깊게 헤아려 미국 허드슨 강변의 결투보다 더 멋지고 감동적인 후보자간 상생의 결투를 연출해주길 많은 시민들이 바라고 있음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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