漁父之利 어부지리

  • 입력 2010.05.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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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기업체 등에서 입사시험에 한자를 추가하는 경우도 늘었으며, 유치원 어린이까지도 한자 급수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

또 수능시험에도 고사성어와 관련된 문제가 매년 꾸준히 출제되고 있다.

고사성어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 지혜의 보고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 마음의 핵심을 짚어주는 혜안이 번뜩이는 글들은 그대로 인생의 지침으로 삼을 만하다.

이에 나주신문은 알기 쉬운 고사성어의 풀이와 표현의 유래가 된 고사를 매주 간단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漁父之利 어부지리

漁 어부 어, 父 아비 부, 之 어조사 지, 利 이로울 리



어부의 이익이라는 말로, 둘이 다투고 있는 사이에 엉뚱한 사람이 이익을 얻게 됨.



[유래]

전국시대 제(齊)나라에 많은 군사를 파병한 연(燕)나라에 기근이 들자 이웃 조(趙)나라 혜문황(惠文王)은 기다렸다는 듯이 침략 준비를 서둘렀다.

그래서 연나라 소왕(昭王)은 종횡가(縱橫家)로서 그간 연나라를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해 온 소대(蘇代)에게 혜문왕을 설득하도록 부탁했다.

조나라에 도착한 소대는 소진(蘇秦)의 동생답게 거침없이 혜문왕을 설득하여 혜문왕의 연나라 침공 계획을 철회시켰다.

소대는 혜문왕에게 "오늘 귀국에 들어오는 길에 역수(易水)를 지나다가 문득 강변을 바라보니 조개가 조가비를 벌리고 햇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이때 갑자기 도요새가 날아와 뾰족한 부리로 조갯살을 쪼았습니다. 깜짝 놀란 조개는 화가 나서 조가비를 굳게 닫고 부리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다급해진 도요새가 '이대로 오늘도 내일도 비가 오지 않으면 너는 말라 죽고 말 것이다'라고 하자 조개도 지지 않고 '내가 오늘도 내일도 놓아 주지 않으면 너야말로 굶어 죽고 말 것이다'하고 맞받았습니다.

이렇게 쌍방(雙方)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서 옥신각신하는 사이 운수 사납게도 그 곳을 지나가던 어부(漁夫)에게 그만 둘 다 잡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전하께선 지금 연나라를 치려고 하십니다만, 연나라가 조개라면 조나라는 도요새입니다.

연, 조 두 나라가 공연히 싸워 백성들을 피폐(疲弊)케 한다면, 귀국과 인접해 있는 저 강대한 진(秦)나라가 어부가 되어 맛있는 국물을 다 마셔 버리고 말 것입니다."

혜문왕은 "과연 옳은 말이오"하며 침공을 중지했다.



* 견마지로(犬馬之勞)- 본래는 개나 말 정도의 하찮은 힘 또는 수고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후에 임금이나 나라를 위해 바치는 자신의 노력을 겸손하게 이르거나 또는 주인이나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것을 비유하는 관용어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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