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 우리가 변해야 한다

  • 입력 2010.08.02 10:06
  • 기자명 이운기 청소년수련관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과 결혼이민자의 증가로 인한 다문화 시대의 도래라 할 것이다.

2010년 현재 한국사회는 외국인 노동자 및 결혼이민자가 12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결혼이민자 가족 수는 31만명에 이르고 이들 자녀만도 1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만일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2020년에는 20대 한국인 5명 중 1명이 결혼이민자 가정의 자녀일 것이고 신생아 3명 가운데 1명은 결혼이민자 가정에서 출생할 것이다.

이제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민자는 더 이상 특별한 대상이거나 현상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한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화지 않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지난달 8일 살해된 20세의 배트남 여성 탓티황옥의 죽음은 이런 한국사회의 실상을 보여주는 참혹한 사건이었다. 지금도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민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고 학대와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

한국사회에 다문화 가정이 실재 존재하는가.

외국인과 결혼한 가정은 있으나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가정, 다양함이 공존하는 가정은 없다.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미국이나 호주 등의 선진국들은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결혼이민자들에게 그들이 정체성을 갖고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와 존중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여러 인종과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버락 오바마도 케냐인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결혼이민자 가정의 자녀다. 그는 현재 미국인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전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우리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촌은 다인종, 다민족이 공존하며 서로의 상생을 위해 협력하는 다문화 시대를 의미한다.

다문화 시대,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결혼이주여성이 한국문화에 잘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우리 또한 그들이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배려하며 어깨동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의 다문화 정책은 경제적 빈곤, 언어장벽, 문화차이 등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혜적 측면이 강하다.

물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들의 지위와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의 중요한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결혼이주여성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수용하며 그들의 자녀들은 이중 언어 습득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약한 나라에서 왔다는 동정의식 혹은 우월의식을 갖는 것은 매우 낡은 사고방식이며 지구촌 시대의 흐름에도 역행한다.

다문화 시대,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이려는 노력과 함께 우리의 변화를 절실히 요청하고 있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