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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기획력으로 만드는 희망찬 학교교사가 만든 상주 남부초등학교
자율과 자치의 장, 일ㆍ놀이ㆍ배움의 조화
인터뷰
'참 삶의 학교는 비온 뒤 단단해졌다'
이영창 기자  |  lyc@naju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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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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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작은학교의 모범사례로 소개했던 학교가 대부분 교사와 학부모가 힘을 모아 작은학교를 꾸려나갔다면 이번 소개할 학교는 '참교육실천학교 만들기'란 작은 모임에서 만난 교사들이 학교 선택에서부터 모든 기획으로 삶을 가꾸는 행복한 작은학교를 준비한 곳이다.

바로 경북 상주시 지천동에 위치한 '상주남부초등학교'이다. 행정구역상 학구는 상주시의 동 지역이지만 남부초는 논과 밭이 어우러진 들판, 울창한 소나무 숲과 개울로 이어지는 여느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전원학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이 인근의 큰 학교로 전학을 가는 사례가 점점 늘어 결국 학교는 통폐합 학교로 지목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은 교육여건은 시설 투자가 끊겨 남부초는 급격히 윤기를 잃어갔다.

2003년에는 4학급에서 3학급으로 줄었으며 복식학급을 운영하는 남부초는 더 이상 학생이 늘지 않았다. 전교생은 40명이 채 안 됐고 여기에 학부모들은 자녀를 가까운 시내 학교로 전학시킬 궁리만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런 실정의 학교에 경기도 광주 남한산초등학교의 사례를 본받아 폐교 직전의 학교에 '참교육실천학교 만들기'란 작은 모임의 교사들이 찾아왔다.

폐교된 학교를 새로 만들어 낸다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라 주변에서 폐교가 될 위기에 있는 학교를 찾던 중 인근 도시와 인접해 학생들의 유입이 용이했던 점을 고려한 결과 경기 광주의 남한산초등학교와 지역적 상황이 비슷한 남부초를 선택한 것이다.

처음 6학급을 만들어 내겠다는 게 목표였다. 교사들은 학부모와 교장에게 "우리(교사)가 대안이 있으니 다 함께 고민을 해보자"라며 의논 끝에 협의점을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목표인 6학급을 만들어 냈으며 그때가 2004년도 말 이었다.

교사들은 먼저 관료조직의 냄새가 풍기는 교무부, 생활부 등을 대신해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하는데 필요한 부서로 이름을 바꿨다. 수업은 40분 수업에 10분 쉬는 시간으로 짜여진 기존의 방식을 '노는 시간도 수업처럼 소중하다'며 1시간 20분 수업에 30분 쉬는 블록제 수업방식으로 바꾸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변화하고 있는 학교의 소문이 퍼지면서 새로운 학생이 찾아오고 시내 학교로 전학을 갔던 아이들도 다시 돌아왔다. 시내의 과대ㆍ과밀 학교에서 전학을 온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활개를 쳤다. 남부초의 올해 전교생은 118명이다.

남부초에서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을 주도했던 김주영(48) 교사는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을 열어 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며 "함께 시작했던 4명의 교사끼리도 서로 의견이 달라서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또 "제각기 다른 분위기의 학교생활에 익숙했던 아이들이 모여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다"며 "특히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서 학부모들과 겪어야 했던 갈등과 반목은 기억하기도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작은학교 살리기는 처음 남한산초등학교를 기점으로 삼우초, 거산초등학교가 시작했다. 남한산초는 학부형들이 중심이 돼서 경기도 성남 지역선생들과 의기투합해 학교를 살렸다. 그리고 거산초는 동화읽기 학부모회와 교사의 모임에서 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남부초의 경우는 태생에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교사들에 의해 선택되고 만들어진 학교라는 것이다.

2003년도 말 남부초를 선택하고 이듬해인 2004년도에 현재 백운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오일창 선생이 먼저 들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함께 참교육실천학교 만들기를 공부하던 교사들이 기존에 근무했던 일부 교사들이 다른 학교로 이동을 하지 않아 남부초로 전근을 하지 못했다.

승진을 앞두는 등 교사들은 다른 학교로 옮기기가 힘들었다. 그 이유는 남부초에서 경력을 쌓음으로써 본인의 입지도 세우고 공로도 인정되는 등 근무평가 문제가 가장 컸기 때문이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교사에게 '자리 좀 비워주세요'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기존교사의 협조로 3명의 교사가 왔고 비어있는 자리는 교육청 관계자에게 뜻을 함께하는 교사가 왔으면 한다는 건의를 했지만 그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6학급에 7명의 교사로 시작했다.

뜻을 같이한 4명의 교사가 학교의 시스템, 환경, 지역사회와의 관계개선 등 모든 일에 매진했으나 처음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지역 학부모들은 교사들의 작은학교살리기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교사들은 생태적이고 체험요소를 중점으로 뒀지만 학부모들은 귀족적인 것을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학교 뒤 텃밭에 농사도 짓고 가축도 키우자 학부모들은 "농사의 경우 우리 아이들이 집에서 매일 하는 일이다"며 "도에서 지원받는 일부 학교에서 실행하는 골프나 수영 같은 체험학습 등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교사와 학부모들 간의 갈등이 깊어져 갔다. 학부모들은 뜻대로 안되다 보니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교장실에 찾아와 항의를 하기도 했다. 반대로 시내에서 전입해 온 학부모들은 '참삶을 가꾸는 행복한 작은 학교'를 선택해 찾아왔으니 약속대로 과정을 이행해 주기를 요구해 양측 학부모가 편을 갈라 싸우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그런 시간이 1년이었다.

결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지역 학부모들이 자녀를 타지로 전학을 시키면서 학교가 안정됐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학교가 안정되기까지는 학교장의 역할이 가장 컸다. 진보적인 교사들이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원주민 학부모들과의 중간적인 역할을 훌륭하게 해줘 새로운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관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했다.





교사들과 학부모가 만들어가는 '희망'

전남 순천시 별량초 송산분교



2007년 9월, 전교생이 11명으로 폐교의 위기를 맞은 별량초등학교 송산분교에 새로운 바람이 불게 된 것은 지역 교사들이 남한산초등학교 같은 학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무렵이었다.

때마침 초등 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한 학부모가 "우리 지역에도 남한산초처럼 대안적인 교육과정을 접목하는 공립학교가 있으면 좋겠다"는 연락으로 교사들의 생각에서만 그쳤던 좋은학교는 수면으로 떠올랐다.

2명의 학부모와 2명의 교사가 '새학교를 꿈꾸는 순천시민의 모임(이하 새학교모임)'을 만들고 주 1회의 모임을 통해 바라는 학교상을 그렸다. 여기에 '함께 만들면 길이 생긴다'는 뜻으로 새학교모임에 함께할 수 있는 교사들을 찾았으나 부담감이 큰 탓인지 4명의 교사만이 참여했다.

반면 모임에 함께하려는 학부모들의 숫자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모임에 참여 '작은 감동'을 한 학부모들의 소문이 가장 큰 영향력이었다.

대안학교에서 일반 학교로 전입했으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던 학부모, 시내 큰 학교에 적응을 못해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 아이를 둔 학부모, 생태환경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 지역 교육의 변화를 꿈꾸며 참여한 학부모 등 다양한 요구와 바람이 새학교모임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한 것이다.

두어 달의 모임 끝에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전단 제작을 비롯해 인터넷 포털에 카페를 개설하고 지역 학부모들에게 홍보를 시작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새학교를 만드는 작업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그 후 새학교모임 사람들은 당장 교사와 아이들이 전입할 수 있는 학교를 찾았다. 일단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이런저런 잡다한 학교 업무가 없는 분교여야만 했다. 여기에 논과 밭이 펼쳐져 있고 산책할 산이 있고 계절마다 꽃들이 피고 지며 가까운 곳에 갯벌도 있는 풍광이 아름다운 전원학교를 찾았다. 그곳이 바로 폐교 위기에 놓인 별량초 송산분교장이었다.

2008년 37명의 학생이 채워져 전교생 48명(5학급)으로 폐교의 위기에서 벗어난 송산분교는 그 해 입학식날 흥겨운 사물놀이와 함께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마을이 함께한 입학식은 이후 학교 모습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도 했다.

송산분교의 교육과정은 다른 작은학교의 교육과정을 참고해 학교와 지역 상황에 맞게 재구성했다. 교과 시간은 그대로 둔 체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재구성했다. 2년째까지는 전체학년이 비교과활동을 체험하는 형태였지만 지난해 협의회를 거쳐 전체 체험보다 학년 발달상황에 맞는 주제를 설정해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토요일은 재량활동 시간을 안배해 견학, 답사, 공연 관람, 계절운동 등으로 체험학습을 운영했다.

또한 새로 시도한 것 중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중간놀이 시간에 체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체조를 하기 위해 줄을 세우기보다 학교 뒷산으로 산책을 간다. 학년별이 아닌 1학년부터 5학년까지 골고루 편성된 모둠끼리 이동하니 고학년이 저학년 동생들을 알뜰히 보살펴 주게 됐다.

김현진 교사는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데 교사가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며 "아이들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 모습을 존중하며 기다려 줄 수 있는 교사 그리고 학부모와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며 소통할 수 있는 교사. 그렇게 교사와 학부모, 학생 사이에 사랑과 신뢰의 관계가 정착될 때만이 새 학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송산분교는 2007년에 비해 109명이 늘어난 전교생은 총 120명이다. 아직도 송산분교에 입학 및 전학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몇 가지의 조건을 따라야 한다.

첫째는 학부모들이 교육과정에 대해 지나친 침해를 하지 말 것이며 둘째는 학생 수가 늘어나서 필요한 보조 급식 도우미 채용 비용을 학부모들이 부담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내에서 1시간 가까이 통학해야 하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민큼 사고 발생시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을 것 등이다.





인터뷰

"우리 아이들이 변했어요"

성적보다 행복이 우선인 조영애씨



"대안학교에 다니던 큰 아이가 3학년이 될 때까지 교과적인 수업이 되지 않아 일반 학교로 전학을 했지만 아이들이 일반 학교를 다니면서 많이 힘들어했다. 때마침 2년 전 남한산초가 방송매체를 타는 것을 보고 전교조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우리도 이런 학교를 만들어 보자는 건의를 했다."

올해 6학년에 재학중인 딸과 4학년을 입학시킨 계기를 어렵게 털어놓은 조영애씨는 좋은학교가 있었으면 하는 교사들에게 계기를 일으킨 장본인 중에 한 명이다. 복식학급을 깨기 위해 교사들과 함께 48명을 모집했을 정도로 새학교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조씨는 대안학교와 작은학교의 차이점에 대해 "작은학교를 찾는 학부형 대부분이 학력 인정이 안 되고 너무 파격적으로 교과수업을 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대안학교까지는 자신이 없어한다"며 "학교프로그램운영 현황을 보고 대안학교와 별다른 차이가 뭐냐고 묻지만 그 차이는 공교육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주 당시 원주민과의 마찰에 대해 "처음 이주민을 꺼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원주민 대부분이 한 부모 가정이나 조부모가정이었다. 그러다 보니 젊은 학부모는 친구가 생겼다며 거부감을 보이진 않았다"며 "도시에서 전학을 온 아이들과 문제가 발생한 적도 있었지만 전화로 '그런 점은 시정해 달라'는 부탁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현지 아이들이 학부모에게 휴대전화나 mp3 등을 사달라고 해 경제적인 격차를 느껴 힘들었다고 했지만 어차피 중학교에 가면 겪어야 할 일이 당겨졌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원주민과의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대안학교와 일반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했던 자녀 모두 만족을 하고 있다며 거기에 졸업 후 작은학교를 이을 별량중학교가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별 담임제가 아니어서 인사이동이 쉽지만 중등의 경우 작년에 교원수가 감축되면서 교과별로 교사를 맞추지 못하는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 있어 빠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영창

이번 공동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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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 남부초등학교 김주영(48)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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