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지역이 커뮤니티 형성 통해 발전을 이루다

■ 지역 커뮤니티 형성하는데 지역대학이 앞장서야

  • 입력 2011.12.12 17:27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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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를 어떻게 파악하느냐는 여러 가지 논의가 있을 수 있다. 지역사회 구성원의 공동성과 그 연대 또는 동지의식이 일반적인 기본이 된다. 커뮤니티형성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공동 혹은 상호교류를 어떻게 높이느냐는 것과 그 공동의 활동이나 생활을 통해 또는 그것과는 별도로 주민의 지역사회의식의 함양과 조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의 시애틀주립대학은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서 상호교류와 주민의식을 함양시키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학의 계획가적 리더십과 캠퍼스 확장과정 분석을 통해 지역사회의 기능적 재구성과 대학의 역할 관계의 유형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유니버시티 타운 인프라를 구축하고 민간섹터 및 공공섹터와 파트너십, 지역경제의 활성화, 주거환경개선, 보행친화적 가로 조성 등 지역사회의 기능 회복과 환경개선을 주도하는 새로운 계획주체로서 대학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 이 대학은 계획가적 프로그래밍을 통해 캠퍼스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유니버시티 타운 환경 조성하여 지역사회의 구심점 형성의 주체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대학은 인재양성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대학ㆍ지역사회ㆍ기업의 역할로 다양화되는 지역사회 계획가로 변화해야한다.

■ 지역사회 주민과 함께하는 시애틀주립대학교


그렇다면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을 이끌어내는데 앞장서고 있는 시애틀주립대학은 어떤 대학이며 어떻게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되었는가.

시애틀 대학은 예수회재단이 설립한 사립대학으로 개개인을 전문인으로 육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건학이념으로 정의, 배려, 자기 사랑, 리더십, 신념, 학문의 우수성을 지향하면서 정의와 인간적인 세상의 리더를 기르고 그 이념을 고취시켜주는 교육과정을 중요시하고 있다.

시애틀주립대학이 예수회 재단이긴 하지만 타 종교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종교의 자유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 또한 이 대학의 장점이다. 미국의 다문화사회를 반영하고 특수한 시애틀의 다민족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지 않나싶다.

시애틀주립대학은 미국 서부지역에서 항상 상위 10안에 드는 명문대학이다. 경영, 법학, 교육, 신학, 간호, 공과, 인류학(인문), 예술 등 8개 단과대학으로 구성되어있다.

대학은 시애틀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어 이점이 많다. 도시와 대학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교차로 건너가듯 대학과 도시가 이어져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마이크로 소프트, 코스트코, 보잉항공사, 아마존, 스타벅스 등 다국적 기업의 본사 등이 시애틀에 있다. 경제사회적으로 미국서부를 대표하는 지역답다. 미국에서 98118의 우편번호 쓰는 지역으로 다민족이 서로 섞여 사는 곳이 시애틀이다. 또 캠퍼스 남쪽지역은 국제지역으로 다민족이 살고 있어 다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시애틀주립대학은 8,000여명이 재학 중이며 출신국가만 77개로 다민족ㆍ다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교수는 1,400여명으로 1인당 6명의 학생을 담당할 정도로 교수진이 두텁고 130개의 학과에서 제공하는 강좌 수는 무려 3,000개에 이른다. 교수와 학생간의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는 환경으로 그야말로 공부하기에 좋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교내의 5개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국제 유학생을 위해 한곳은 특별히 글로벌 하우스로 운영하고 있다.

시애틀 시민들은 누구나 대학의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있으며 도서관, 체육관 등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요가 클래스, 문화 갤러리, 교회도 오픈돼 있으며 주민을 위한 랭귀지스쿨 등 각종 강좌와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비즈니스 클럽, 디자인, 탁구 클럽, 각 유학생이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 등이 있으며 학교 스포츠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봉사나 특별활동 및 다양한 참여(인턴십 기회)를 할 수 있는 50여개의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다.

시애틀주립대학이 지역과 결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은 지역사회센터이다. 교수와 학생들이 직접 빈민지역에 찾아가 교육봉사와 집짓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의 의식을 함양시키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학생들은 또 그룹으로 빈민지역을 찾아가 하수구나 도로를 고치거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고 공부도 가르쳐준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학생들이 직접 마련하거나 지역사회의 단체나 기업에서 후원을 받는다. 또 봉사활동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한다는 것.

봉사활동과 지역사회 참여에 대해 지나 라파도(Gina Lopardo) 인턴 디렉터는 "교수가 지역에서 봉사하는 행위에 대해서 학점을 준다. 학생들은 지역민과 함께 시애틀 이니세이브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며 "우리 대학은 시내에서 가장 빈민가와 맞붙어 있다. 교육환경이 가장 안 좋은 지역이기도 하다. 교수나 학생들이 빈민가를 찾아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는 교육활동을 하면서 지역커뮤니티를 실현한다"고 말한다.

또 지나 라파도(Gina Lopardo)씨는 "유학생을 위해서 국제협력의 일환으로 ESL(제2언어가 영어인 학생), 디플로마, 방문 학생에 대한 신청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제도화 했다"며 "다른 대학 교수와 관계자가 대학에 와서 배워가는 교환학생 제도 등의 국제관계 프로그램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김유연(문과대 프랑스어) 유학생
▲ 김유연(문과대 프랑스어) 유학생
광주에서 유학 온 김유연(21ㆍ문과대 전공은 프랑스어, 국제관계)양은 "시애틀 대학은 교수가 학생을 잘 알고 있으며 수업에 빠지면 걱정한다. 교수들이 나를 가르쳐 주고 싶어하고 나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면서 "교수와 가족같이 지내면서 공부 외에도 생활이나 문제점도 들어주고 인턴십도 제공해 주며 진로에 대해 자료를 찾아주는 등 교수가 부모님 같은 관계이다"고 말한다.

이어 김유연 양은 시애틀이라는 도시가 친절해서인지 몰라도 내가 불편한 점을 도와주고 싶은 분위기이며 처음에는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별루 없었으나 4년이 지나자 대학과 지역에 내가 뭘 더 해주고 싶은 곳이라고 덧붙인다.

■ 지역사회협력프로그램으로 지역의 변화 이끌어내야

미국에서는 대학과 지역사회 파트너십을 통한 지역재생을 도모하는 연방정부의 커뮤니티 아웃리치(community out-reach)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커뮤니티 아웃리치 프로그램은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으로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높이고 지역사회 참여를 통한 지역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으로 각 대학에서는 지역사회협력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서의 대학의 역할이 다양해지고 지역변화의 주체로 자리매김을 한다. 또 미국의 도시재생과 관련된 정책적 변화를 주도하기도 한다. 커뮤니티 아웃리치 프로그램이 대학과 지역에서 조율되고 실현되면서 대학-지역사회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재생을 일궈내고 지역발전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우리도 대학-지역사회 파트너십을 통한 지역재생프로그램 모색에 공공의 재정지원이 이뤄지고 대학도 지역사회개발과 관련사례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통한 대학의 역량을 점검하고 실증적 연구의 축적을 통해 실천함으로써 지역사회변화에 주체로 나서야할 때이다.

그 좋은 예로 부산의 동아대에서 진행한 기업의 재정지원과 행정기관의 지원을 받아 대학과 시민이 함께하는 커뮤니티 가든(Community Garden) 사업을 들 수 있다. '커뮤니티 가든'이란 주민참여형 농업체험 공원으로서 꽃과 식물을 좋아하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자연체험 및 소통의 공간을 말한다. 새로운 형태의 도시 녹지를 확보하면서 자유롭게 꽃과 채소를 가꾸는 도시 재생 운동 가운데 하나이다. 동아대 공과대학 조경학과는 설계와 시공에 예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는 디자인에 참여하였다.

물론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고착되어 온 중앙집권적 관행과 행정ㆍ관료의 타성으로 볼 때 어려운 점도 많을 것이다.

문제는 지역사회협력프로그램의 내용에 무엇이 담겨야 하고 그것을 실질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대학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내용에는 삶의 질 향상이 첫째로 자리 잡아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지역경제의 활성화가 가장 시급한 일이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문화도 발전할 수 없고 인구감소를 억제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를 수행할 중요한 기관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역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인재를 기르는 기본적 역할과 함께 산업체와의 연계를 통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기술수준을 향상시키는 일은 대학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역대학이 이러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학 자체가 변화되어야 하고 개혁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대학의 지성이 사회를 지도하는 풍토 속에서만이 대학이 지역사회 발전의 수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지역대학들이 지역사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지역이 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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