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 살려야하는 이유와 과제

나주시, 37개교 중 14개교가 작은학교

공교육 새 모델 '무지개학교'출발

전남도교육청, 8개교 시범운영

작은학교를 살려야하는 이유

  • 입력 2011.12.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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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 학교는 올 3월 현재 유치원(병설포함) 26개원, 초등학교 20개교, 중학교 14개교, 고등학교는 12개교로 모두 72개교다.

이는 15여 년 전 유치원 48개원, 초등학교 37개교, 중학교 13개교, 고등학교 12개교 등 총 110개교에서 38개교가 사라진 셈이다. 특히 이중 유치원은 절반이 넘는 26개원이 사라졌다.

이 기간 동안 나주시 인구 역시 15만 명에서 현재 9만여 명으로 6만여 명의 인구가 빠져나갔다.

수도권 위주의 개발 등으로 발생한 농촌지역 인구감소 문제는 이미 전국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초, 중등학교 중 14개교가 소규모의 작은학교(초등 6학급, 중등 3학급 이내)에 가깝다.

전남지역 대부분 지자체가 같은 상황에 처해있을 만큼 작은학교를 살려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전남도 교육청이 올해 8개교 시범학교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100개교로 확대하고자 하는 '무지개학교' 역시 작은학교의 장점을 공교육을 살리는 모델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2000년초 남한산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된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의 결실은 경기도 '혁신학교'를 비롯해 전남도 '무지개학교'로까지 공교육 안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실제 지난 10여 년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을 통해 얻어낸 결론은 우리 교육에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주입식 보단 자기주도형 학습을 할 수 있다.

▶아이들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복식수업 무사교육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폐교를 막아 지역 황폐화를 방지할 수 있다.

▶도시민 유치로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 할 수 있다.

▶상상 이상의 새로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과밀학급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

▶친 자연적 체험식 교육으로 흥미유발.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교육적 만족도 향상.

▶아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가 된다.



다만, 많은 교사들과 학부모 및 지역사회가 힘겹게 이뤄낸 작은학교의 성공 이면에도 풀어갈 과제는 남았다.

상급학교로 진학시 교육연계가 부족하고 지역교육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 초기 원주민과 도시민간 갈등 요소가 발생할 수 있다. 작은학교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고 작은학교 관련 교육적 재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기존 방식의 교사와의 교육방식 충돌을 어떻게 해결 하는가도 관건이다.

학교ㆍ학부모ㆍ학생ㆍ지역사회가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을 공동으로 출발해야한다는 지적과 작은학교 살리기 의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조언은 빠지지 않았다. 작은학교가 자칫 부적응 학생 위주의 집결지로 인식될 부작용도 나타났으며 여러 작은학교에서 학교급식 등 운영상 재정적 문제도 풀어야할 과제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교육과정의 준비, 함께할 소모임 꾸리기, 교육청과의 관계정립, 각계각층 개인ㆍ단체 네트워크 구축, 재원마련방안, 앞선 작은 학교 살리기 실천학교와의 연대, 학부모와 철학적ㆍ내용적 공유 등 크고 작은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가야 한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2일 새로운 공교육 모델 창출을 위한 무지개학교 시범 운영학교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3곳, 고교 2곳 등 모두 8곳을 지정했다. 무지개학교는 장만채교육감의 핵심 공약중 하나로 2학기부터 시범운영 된다.

시범학교는 영광고를 비롯해 고흥 도화고가 선정됐으며 중학교는 강진 칠량중, 순천 별량중, 해남 두륜중, 초등학교는 별량초 송산분교장, 화순 사평초, 여수 관기초 등이다.

이들 학교는 앞으로 6개월간 성공적 운영을 위한 새로운 모델 창출과 운영 매뉴얼 개발 등에서 나선다.

도교육청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도시형, 농촌형, 도시근교형으로 나눠 운영하고 내년에는 20곳으로 확대, 지정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도입기(2011년)-성장기(2012년)-확산기(2013년)-일반화(2015년 이후)를 거쳐 2015년까지 100곳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지개학교는 경기도 등지에서 진행 중인 혁신학교를 주 모델로 하고 있으며 전신은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이다.

이 정책은 전인적인 학업성취 달성, 교육격차 해소, 학교교육 만족도 제고 등을 운영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작은 학교(초등 2학급, 중등 3학급 이내)와 25명 안팎의 작은 학급으로 편성되며 교육과정, 인사, 재정 등 자율권이 대폭 확대된다.

학교장 공모제와 교수ㆍ학습 관련 시설과 확충 우선지원, 전문기관 등과 연계한 전문 컨설팅단 운영, 우수인력 지원, 구성원 연수 등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른다.

또 무지개학교 간 네트워크 구축과 성공적 추진을 위한 지자체, 사회단체, 학부모단체 등과 사회적 협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무지개학교는 사회적 변화에 부응하고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전남지역 공교육 정상화의 새로운 모델로 정립되고 학교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역동적인 학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지개학교 전신 '혁신학교'란?



혁신학교란 현재 학급당 30~40여명의 인원을 학급당 25~30명으로 줄이고, 학년당 5개 학급정도만 운영하는 학교에서 학생(수요자) 개별맞춤형교육을 통해 무너진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취지의 새로운 학교 개념이다.

2000년초 남한산초등학교를 성공모델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해왔으나 '남한산초 모델'엔 두 가지 한계가 있었다.

첫째는 새로운 교사 수급이 어려워 확대 재ㆍ생산이 힘들었다.

둘째는 '작은 학교니까 가능하다'는 비판이었다. 즉, 도시학교나 큰 학교에 적용이 어려운 모델이란 것이다.

대안으로 '스쿨디자인21'이라는 실천적 교사들의 연구모임이 조직돼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학교'를 함께 연구하고 관련 콘텐츠를 개발했다. 동참한 교사들과 '새로운 학교'를 준비하던 중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당선됐다.

'공교육 정상화와 공교육 미래'를 위해 새로운 학교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김상곤 교육감과 코드가 맞은 것.

경기도교육청은 수차례 내부 논의와 교육ㆍ시민단체 및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공청회를 거쳐 공교육 정상화·다양화를 위해 '혁신학교'를 추진하기로 했다.

'혁신학교'는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에 걸맞게 교사의 능동적 자발성에 기초해 '개방과 협력'을 추구하는 '활기찬 학교, 행복한 교실'을 목표로 '새로운 학교문화 조성'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 '교육과정의 다양화ㆍ특성화' '교수-학습 중심의 학교 운영 시스템 구축' '대외 협력ㆍ참여 확대' 등 5대 과제로 구성됐다.



"공교육으로 충분한 교육시스템 만들 터"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도내 일선 시ㆍ군내 작은학교는 소인수 학급운영으로 다인수가 요구하는 교육과정(합창, 합주, 토론, 토의, 구기 종목, 각종 게임, 발표력 신장 등)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예상으로 예산투자까지 중단되어 학교 시설여건이 낙후되고 있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교과교사가 부족하여 겸임, 순회가 불가피하는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작은학교의 고질적인 복식수업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를 해결키 위해 다인수(학생 수 7명~12명 학급) 복식학급의 지원강사를 연차적으로 배치 및 스스로 학습하는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소규모학교 간 협동교육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해 농산어촌 전원학교(교과부 지정 초교 9, 중 7교 및 전남형 전원학교 초 7교, 중 4교)를 통해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및 시설 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영어회화 전문강사(36명)를 소규모 학교에 순회 배치하고 무지개학교도 운영할 계획이다.

무지개학교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켜 공교육 정상화와 다양화를 위한 혁신모델로 단위학교의 자율경영과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교육과정 운영으로 교육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다.

교육공동체인 교원, 학생, 학부모가 수업연구나 수업공개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학력을 증진시키고, 나아가 학교 및 사회생활의 의욕을 북돋우는 교육을 만들겠다.

지적ㆍ정의적 측면에서 균형적인 학업성취로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며, 교육 소외 및 교육격차 극복으로 교육공동체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교육 실현이 최종 목표다.

작은학교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이나 관련교사 수급문제 등 일부 인사정책에 나타난 문제점은 복식수업 보결강사를 확대 배치하고 중, 고등학교의 경우 상치교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겸임순회제도를 활성화하겠다. 장기적으로 소규모 학교 근무교사의 복수자격화를 추진하겠다.

작은학교 교육 시스템이 초ㆍ중ㆍ고등학교까지 연계되기 위해서는 일본 '배움의 공동체'처럼 교사들의 적극적인 수업연구가 필요하고 이는 대규모 학교에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작은학교 및 혁신학교 시스템을 이은 무지개학교가 학력 향상의 목적이나 상급학교 진학교육이 약화되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입시위주의 주입식교육은 학력향상을 위해서도 바뀌어야 한다. 아키타현의 시골학교가 보여준 학습지도 방법과 학업성취도 향상은 무지개학교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수업개선 방법이며 기대되는 효과는 동일하다.

이를 위해 학교들의 수업개선을 위한 자발적 연구 활동과 헌신적 노력이 필요하며, 수업개선 연구회 조직, 자료제공 및 연수기회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결국은 사교육 기회가 없는 농어촌 지역의 학생들은 물론, 도시학생들도 사교육에 기대기보다는 학교교육만으로 학력과 특기적성을 배양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이영창

이 공동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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