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랑이란?

  • 입력 2011.12.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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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꼴이 이게 뭐요? 그리고 화장품을 썼으면 뚜껑을 제대로 닫아야지. 한두 번도 아니고 누구더러 치우란 말이오?"

"알았어요. 이제 그만 좀 해요. 다 알아서 하는데 왜 그래요?"

"어지간해야지."

"당신 지난번에는 내 신발을 들이대며 걸음걸이가 잘못 돼 신발 뒤축이 이상하게 닳지 않았느냐며 호통까지 쳤잖아요? 이제 간섭이라면 지긋지긋해요." 어느 잡지에 실린 가정 사역자 송길원 목사님 부부이야기입니다. 송 목사님 부부는 결혼 전 같은 교회에서 고등부 교사를 하였습니다. 송 목사님은 유머 감각도 뛰어나고 깨알 같은 글씨로 강의록 정리도 얼마나 잘하던지, 아내는 그 모습에 그만 반하고 말았고 송 목사님 역시 화장기 없는 맑은 얼굴로 아이들을 열심히 보살피는 아내를 보고서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겉보기와는 달랐습니다. 남편의 잔소리가 얼마나 심하던지, 아주 작은 흠도 보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도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방안이 지저분하여 왜 이러느냐고 하면 미안하다고 하면 될 것을 끝까지 변명 비슷한 말을 하여 결국 갈등이 쌓여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남편의 잔소리를 고쳐볼 심산으로 이혼을 제의했습니다.

"여보, 내가 그렇게 당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우리 이혼해요."

그런데 남편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습니다.

"그것 잘되었소. 나도 바라던 참이었으니까. 어서 갑시다."

아내는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쏟아진 물,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어 이혼서류를 꾸려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어찌어찌 파국만은 면했습니다.그날 이후로 송 목사님 부부는 더 늦기 전에 달라지기로 결심을 하고 대학원도 가고, 부부문제 해결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녔습니다.

어느 날, 아내와 함께 부부 세미나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커피 숍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말하면 무시할 것 같은 자신의 살아온 환경과 성품에 대해 아내에게 다 털어놓았습니다. 아내도 딸 다섯에 둘째로 태어나 남모르는 설움을 받았다는 등의 이야기를 모두 다 고백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둘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단점을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감싸 안았습니다.

부부사랑이란 배우자의 단점을 포근히 감싸 안아주는 것. 그리할 때 단점에서 점차 해방되어 다른 사람의 단점까지 감싸 안을 수 있습니다.



황경연

여성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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