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국민영웅

지압장군을 생각하며

  • 입력 2011.12.1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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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지압장군에 대해 안 것은 수년 전, 1차 차이나반도 전쟁 디엔비엔푸 전투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다.

더 알아보니 서구에서는 그를 '붉은 나폴레옹'이라 칭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얼마 전 '3불 전략'이란 이름의 20세기 최고의 전략가로 내 옆에 서 있었다.

세계사에서 유일하게 프랑스, 미국, 중국이란 강대국과의 연속적인 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우리의 우방 미국과 프랑스가 패전한 것과 공산국가이란 것 때문인 것 같다.

그의 나라 베트남은 매우 생소하고 낯설었지만 그가 있어 더욱 위대한 나라, 여러 강대국의 침략을 물리친 용감한 국민들이란 호감이 생겼다. 예전엔 그저 공산국이며 베트남전에 한국군도 파병되었다는 것 정도 밖에 몰랐다.

어느 날 101세의 베트남 노장군과 그의 숨어있던 지식이 시대와 체제의 벽을 뛰어넘어 다가오자 머리속이 맑아지며 벅찬 희망이 솟아났다.

모두가 안 된다고 말하는 절망적인 전쟁, 이길 수 없는 거대한 강적들을 차례로 굴복시킨 숨은 전략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의 전략은 3가지로 압축된다. 회피, 우회 그리고 혁파이다.

'회피는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마라. 결정적인 기회가 올 때까지 숨죽이며 견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우회는 적에게 유리한 장소에서 싸우지 마라. 적이 알아도 대응할 수 없는 곳에서 공격하는 것이 승패의 관건이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혁파는 '적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싸워라. 전쟁은 교범이 없다. 창의적인 사고로 적의 취약한 부분을 노려 공격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것이 지압 장군과 베트남의 승리를 안긴 전략의 요체다.

하지만 지압 장군은 '이 모든 것을 떠나서 승리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전시의 북베트남에서는 폭격 속에서도 문화재 발굴 작업을 하며 국민들에게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중국과는 다른 문명국이란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자신감과 공동의 목적 실현을 향한 강한 열망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전략도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현실은 국가적으론 4대 강대국, 작게는 경제와 경쟁이란 강적에 둘러싸여 있다. 이기지 못하면 존재하지 못한다는 정글의 법칙이 난무하고 있다.

지압 장군의 삼불전략은 약자가 강자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 경제가 어렵고 가축 질병 등 여건이 좋지 않지만 이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김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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