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천

이대로 좋은가

  • 입력 2011.12.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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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천 가니 백색이 회색으로 변했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고 그 속에 파묻혀 있던 쓰레기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아름다운 산과 강을 바라보고 싶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나주천변 길을 따라 걸으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버려졌는가, 또 왜 치워지지 않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먼저는 시민의식이고 그 다음은 이렇게 된 줄도 모르고 손놓고 있는 행정이라 하겠다.

우리는 그동안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 또는 정해진 곳에 버리자는 공익광고나 캠페인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이런 것 까지는 좋은데 길을 걷다 보면 손에 든 쓰레기를 마땅히 버려야 할 곳을 찾기가 힘들다. 기자도 사실은 천변길을 걸으면서 다 피운 담배를 어떻게 처리해야 될 지 난감해 결국 천변으로 던져버린 경우도 있다.

우선은 정해진 곳에 손 쉽게 버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행정이 시민에게 해줄 수 있는 배려라고 생각된다. 물론 길거리에 지주가 많아지면 보행자와 차량 소통에 불편을 주고 그 장소만 지저분해질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거리 간격과 함께 일관적인 미적 디자인을 결합하고 시각적 불편함을 덜어주는 시설물이라면 조금은 시민들이 편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주천 수질 문제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많은 국민들이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대형보를 쌓고 물흐름을 막아 수질이 악화되는 것과 함께 생명의 길이 막혀 종의 다양성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나주천의 모습은 4대강 사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약 100m 간격으로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고 있어 바닥에는 퇴적물이 쌓이고 있으며 부영화를 막는다며 인위적으로 수량을 늘리기 위해 지석천에서 물을 가져오고 있다. 작지만 4대강 사업과 아주 많이 닮았다.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천의 수량을 풍부하게 해주었지만 이젠 다 녹아 흘러버리고 다시 바닥을 드러낸 물은 고여서 부영양화돼 가고 있다. 갈조류가 천 바닥을 덮고 썩은 냄새가 날 듯하다.

전주천은 보를 없애고 있다고 한다. 자연 그대로 하천을 보존하고 오염원을 차단하는 데에 힘써서 생명이 풍부해지고 물도 깨끗해졌다.

나주천은 청계천처럼 콘크리트와 조형물이 가득 찬 구경거리나 재개발이 아닌 진정한 옛모습을 찾고 다양한 종이 사는 곳이 됐으면 한다. 또한 적재적소에 필요한 시설물이 있어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있을 나주천 관련 사업이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 전세계적인 도심하천복원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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