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 입력 2011.12.16 12:08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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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약동의 계절이요, 새 생명을 태생케 하여 성장시키는 용수철의 계절이다. 봄을 영어로 스프링(spring)이라 한다.

그 어원을 보면 '뛰다, 튀어오르다, 일어나다' 등의 뜻으로 용수철의 성질처럼 위로 튀어 오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영국에서는 대체로 2, 3, 4월이 되며 미국에서는 3, 4, 5월에 해당한다.

한자에서 봄 춘(春)의 자형은 상형문자로 풀이 햇빛을 받아 무리지어 나오는 모양에서 '튀어나오다, 솟아오르다, 싹이트다'라는 자의를 가지며 24절기로는 입춘부터 곡우까지이며 천문지리에서는 춘분부터 하지까지를 일컫는다.

지난 겨울은 근년에 보기 드물게 유난히도 춥고 길었던 불순한 기상 상황이였다.

꽁꽁 얼어붙었던 저자거리는 교통 전기 수도가 불통이 되고 농가에서는 구제역, 조류독감과의 전쟁 속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설에 하우스와 축사가 주저앉아 농작물과 가축의 피해가 심하여 그 어느 때 보다 겨울나기가 힘들었다.

계속되는 하늘의 재앙은 심지어 집채만 한 고드름이 119구급대원을 사상케 하는 희귀의 재난사고가 일어나는 등 그야말로 짠한 서민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움츠려들게 만든 포악한 동장군의 폭력행위였다.

통과하기 어려운 혹한이라는 난관을 용케도 빠져나온 뒤에 평상의 이치를 되찾듯이 자연의 섭리는 어김이 없는 법, 진작부터 약속이라도 해 놓았던 세서(歲序)이었을까?

이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동산에 봄소식 전하는 새들의 노래 소리,

언 땅 녹아 골짜기로 흐르는 개울물 소리,

대숲을 스치며 살포시 지나가는 봄 바람소리,

강변의 봄 안개 피어오르며 너울너울 춤추는 소리,

새싹이 움트려고 지금 막 힘쓰는 소리,



이 봄이 오는 소리 듣고 있는가?

이제 그만 긴 겨울잠에서 어서 일어나자. 겨우내 깊숙한 아랫목으로 파고들기만 했던 이부자리 일랑 걷어차고 뻘떡 일어나자.

몸을 펴고 양 팔을 뻗어 봄의 푸른 하늘을 향하여 기지개를 쭉 켜보자.

그래서 대 자연의 합창소리에 우리도 조화롭게 추임새 넣으며 봄이 오는 소리 따라 아지랑이 손짓 따라 함께 길벗이 되어보자.

봄이 오는 소리! 제철의 조미적인 '시그널 뮤직' 같은 한시(漢詩) 하나를 창가(唱歌)삼아 음미해 보자.

一枕鳥聲殘夢裡(일침조성잔몽리),半窓花影獨吟中(반창화영독음중)

베갯머리 맡 잠자리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는데 창밖에 새소리 지저귀고,

홀로 시를 읊는 남 창가에 이른 봄을 알리는 매화 꽃 그림자 비치네...

*지은이 육유(陸游1125~1210)는 중국 남송의 시인. 성격이 호방하며 애국심이 강했다. 시풍은 백낙천과 비슷하고 많은 유작이 있다. <竹>

박천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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