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정 칼 럼

혼수보다

중요한 것

  • 입력 2011.12.1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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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어느 부부세미나에서 “다시 한 번 결혼을 하게 된다면 지금의 아내, 혹은 남편과 결혼하겠느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응답자 중 거의 모든 남성들은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겠다고 얘기했으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남편들은 자신들의 아내의 반응에 다소 놀라워하며 왜 다시 결혼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는지 알 길이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어떤 남성은 자기 아내의 반응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남편들은 자신들이 평안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니 아내 역시 당연히 같은 감정일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을 앞두고 혼수나 집장만에 온 힘을 기울입니다. 몇 개월 전부터 어떤 혼수품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열심히 뛰어다닙니다. 혹시라도 미비한 혼수로 시댁식구에게 책이라도 잡힐까봐 작은 것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서 준비합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별다른 준비도 훈련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부모님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답습하게 됩니다.

내 경우만 해도 좋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만 하면 저절로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리라고 생각했고, 음식 솜씨 등 살림만 염려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해보니 그런 것보다는 부부간에 친밀하게 사는 법,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법, 시부모님을 비롯한 시댁식구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들을 아는 것이 더 필요했습니다.

성공적인 결혼생활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잘 해보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많은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결혼에 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그 책들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들을 배워나갔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사실들을 배웠다고 해서 당장 삶이 바꿔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먼저 지식으로 알아가고, 알아진 사실을 훈련하고 애쓴 결과 조금씩 내 것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결혼 예비학교 같은 곳이 많이 있어서 예비부부들이 마음만 먹으면 결혼생활에 필요한 것을 쉽게 배워서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어느 가정 사역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황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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