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삼의 나주이야기

  • 입력 2011.12.16 17:55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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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진이라고 아시지요? 회진터. 그런께 그 터가 말허자면, 사람도 안 살고, 산으로 있을 때, 그 때 이애긴디.

날로 해서, 한 이십이삼 대 확실히, 이십이삼 대 정도, 인자 하나버지가, 휘가 자짜 강인디. 자짜 강, 그 할아버진디, 그 할아버지가 나주목사를 오셔가지고 무안현감까정 겸관을 했어라우. 두 고을을.

그런께, 겸관을 해놓은께 나주 와서 인자, 나주고을 사시다가 또 인자 메칠 후에 무안 가서잉, 무안 가 계시다가 또 나주에 와겠다가, 왔다갔다 하신단 말이요.

그 때, 말허자먼 같이 댕이는, 요새로 허먼 수행원이제. 인자 그 뭣이냐? 방자, 아니 방자가 아니라, 인자 뭐이라 헐꼬. 그 인자, 아전을 하나쓱 데리고 인자 같이 댕이는디.

그 때 아전이 누구냐 하면, 회진 임씨의 시조, 임권론이란 사람이 있었어라우. 권론. 권론이라 합디다. 권론. 권농인가 이자 모르겄어요,

권론이. 그 확실히 인자 물어보먼 알 것이요만, 내가 듣기로는 인자 들은대론디. 그렇게 다니는디. 지금 거가 다시면인가, 무슨 면인가 문평면인가 모르겄소. 거 가서 이불뫼란 명당이 있소. 이불뫼. 이불 덮은, 덮을 명당.

그런디 거그를, 우리 그 선조께서 인자 산을 잘 아셨던가, 보시고, 참, 츰을 벌름 헐쳤제. 하도 좋은께. 그런디, 아, 이 놈 자리가, 양반은 못쓸 자리여. 아, 이불이 덮어졌으니 이불 밑이 가서 그 인자 무슨, 그 인자 음양관계가 있을 거 아니요? 그런께,

'이거 상놈이나 쓰지, 양반 쓸 자리 못된다.'

그러고는. 무릎팍을 탁 치으며,

"좋기는 좋다만은, 양반 쓸 자리는 못된다."

그런께 임권론이란 그 사람이 듣고는,

"아이, 거시기 사또님. 무슨 자리긴디 그리 허요?"

"아이, 여가 이불묀디 이불 덮어놨으니 그 밑이서, 속에서 뭔, 별 거시기 안 있을꺼 아니냐?"

"거, 사또한테는, 나겉은 사람한테나 가르쳐주시오."

"으응. 너 같은 놈은 써도 괜찮으겄다."

아전이고 뭐 상민이니께, 너 같은 놈은 써도 괜찮으겄다. 그래 딱 가르쳐주고는, 가르쳐서 주고는. 지금 신기릴산 안 있소잉? 신길산. 거가 복암사라는 절 있어라우. 거글, 그 쪽을 가르치먼서. 복암사를 치른 거그를 가르치먼서,

"저긋다 나코 절을 짓어라. 거긋다 절을 지서라."

그렇게 가르쳐줬어요. 그래 놓고는 생각해본께, 짠허거던. 왜 짠허느냐? 거긋다 복암사 절을 딱 지서놓은께, 그 명당허고 마주쳐 뵈이거던이라우. 복암사 절이 거글 지키고 있은께 말허자면, 그 이불 밑이서 무슨 장난을 못허겄게 지키는, 상저꾼이 되았어.

그런께 그거이, 인자 양반의 자리가 된다 이것이여.

'아, 임자가 따로 있구나.'

그렇게 그랬는디. 회진터를 보시고는 터가 하도 좋은께,

"이 곳에 어느 성씨가 살 것 인고?"

허고는,

'에이, 내가 한 번 여그서 징험을 한 번 해봐야 쓰겄다.'

징험을 어트겄게 허셨냐 허먼, 거그 회진터, 거그 우서 인자 어디 산기슭에서 잠을 자겠어라우. 잠을 자겠어. 그러먼 어떤, 무슨 징조가 있을란가 해서잉. 달성 서씨가, 달성 거가서 절에다가 어디 민서 잔께, 응, 주인이 와서 못갔다고 허지, 전에 그런 이애기 안 했소?

잠을 잔디, 꿈에, 꿈을 꾸는디. 수풀이 휘이 헌디 가서, 박덩쿨이 올라가더라우. 그런 꿈을 뀌었어. 그러거던. 나중에 잠을 깨셔가꼬는 가만히 생각해본께,

"아, 임, 박, 임씨, 박씨 자리구나."

그러고는, 거그 회진터를 포기했다고 그려.

그래서 그 뒤에 임씨, 박씨가 거그 살먼서, 잘 되얏제, 응. 아주 잘 되얏어. 그런 이애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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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산은 곧 금산 또 '이불뫼'라고도 이름하는데 나주 서쪽 이십리에 자리한 호남의 명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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