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德岩)선생의

소학(小學)강좌 소고(小考)

  • 입력 2011.12.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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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성장해 나아가는데 있어, 필요사항 중 하나가 올바른 교육을 받는 것이다. 교육학에는 무수한 이론이 있다.

종교 안에도 교육학이 있다. 예컨대 기독교교육학이다.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품성을 닮은 인간성을 갖추게 하느냐, 예수님을 본받아 이 땅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게 하느냐 하는 것이 중심인 것이다.

불교에서는 불성을 닮는 교육과 수도(修道, 禪)가 있을 것이다.

유학에서의 이상적 인간형은 '군자'요 '선비정신'이다. 수기치인(修己治人)이 유교의 핵심이라면, 대동세계(大同世界)가 공동체적 이상인 것이다.

오늘날 이 세계는 개인윤리, 가정윤리, 사회윤리, 기업윤리, 국제간의 윤리, 생태환경윤리에 있어 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 지식교육은 있으나, 인간교육, 전인교육이 부재한 시대이다. 오늘날 학교나 일반사회와 공직사회에서의 윤리의 타락현실을 보시라!

필자는 수년 전부터 나주노인대학 덕암(德岩) 김평호(金坪鎬) 선생의 여름학기 유학강좌에 참석하여 틈틈이 유학수업을 해왔다. 덕암선생은 나주 세지면 출신으로, 중고등학교 교장, 중등교육과장을 지낸 신구학을 겸한 유학자이다. 타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은 분이다.

덕암선생의 강의를 수강하게 되면, 한문법, 중국고대사, 고전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유교윤리에 대한 가치관 사회인으로서의 원만한 처신법까지 배울 수 있다.

필자는 기독교 목사로서 인간의 양심과 지혜와 역사의 산물인 유학과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으로 고백하는 성경을 대조하면서 상당한 깨달음을 얻고 있다. 선생은 주자의 저작인 소학(小學)을 교재로 줄곧 가르치다, 작년에는 명심보감(明心寶鑑)을 강의하신 바 있다.

소학(小學)이란 어떤 책인가? 소학이라면 얼핏 사자소학(四字小學)을 생각하기 쉽다. 사자소학은 우리 조상들이 어린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기 위하여 엮은 기초한문교과서이다. 인간의 윤리도덕에 입각하여 주자의 소학과 기타 경전 중에 어린이가 알기 쉬운 내용들을 뽑아 사자일구(四字一句)로 엮었기 때문에 사자소학이라 명명한 것이다.

덕암선생께서 강론하는 소학은 사서(四書)에서 온 책이다. 저자는 주자(朱子), 또는 주희(朱喜)라고도 부르는 신유학의 대가의 저작인 것이다. 소학은 논어, 맹자, 대학, 중용에서 가져온 책이다.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겪은 이후, 선비들은 거의 죽고, 책들은 불태워졌다.

주자는 학문과 도덕이 부재한 시대에 사람의 인격도야를 위해 이것만은 가르쳐야겠다고 쓴 책이 바로 소학인 것이다. 조선의 선비들이 배운 소학은 주자의 가르침에다 율곡의 해석을 붙인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지혜문서 중 솔로몬 왕이 기록한 잠언(箴言)에 비교할 수 있겠다.

소학의 첫머리는 '御製小學書'란 말로 시작한다. 조선의 임금 영조(英祖)가 서론을 써나갔다는 말이다. 영조는 '소학언해'를 출간하여 언문으로 널리 보급하였다. '小學何而作也'-'소학이란 것이 어찌하여 지어지게 되었는가', '古之人生甫八歲必受是書'-'옛부터 사람이 태어나서 8세가 되면 반드시 이 책을 받을 것이라', '三代敎人之法也'-'삼대에 사람을 가르치는 법이다'

소학은 인륜의 고상하고, 심오한 경지를 가르치기에 앞서 집안에서 청소하는 법부터 가르친다.

'古者小學'에 (옛 소학에) '敎人以麗掃應對進退之節'과 (사람을 가르치되 물뿌리고 청소하고, 부르면 응답하고, 대하고, 나아가고 물러서는 절차와) '愛親敬長 隆師親友之道'하니 (어버이를 사랑하며, 어른을 공경하며, 스승을 존대하고, 친구와 우애하는 도로써 하니) '皆訴以爲修身齊家治國平天下之本'이니 (모두가 몸을 닦고, 집을 다스리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히 할 근본을 하는 바라)



다음은 총론에 이어 소학의 각론이 전개된다.

1) 입교(入敎) : 교육을 바로 세우는 것.

2) 명륜(明倫) : 인간이 행해야 할 윤리를 밝히는 것.

3) 경신(敬身) : 내 몸을 공경히 함, 즉 몸가짐을 바르게, 절제한다는 말이다. 덕암선생은 '敬'자 하나만 실천해도 인격도야가 된다고 가르친다.

4) 계고(稽古) : 아름다운 말, 선행 등 옛 일을 상고함.

5) 가언(嘉言) : 본받을만한 좋은 말.

6) 선행(善行) : 선한 행동.



율곡선생은 소학을 넣어서 5서(五書)로 불렀다. 소학은 예의, 범절, 법도, 풍속의 집합이기 때문이다.

조선 전기의 문신·학자 김굉필(金宏弼, 단종-연산군)은 '소학'(小學)에 제시된 생활규범을 실천하기에 진력했으며, 그의 도학 실천 의지는 지치주의(至治主義)에 입각해 개혁정치를 주도한 기호사림파(畿湖士林派)의 주축을 형성하게 했다. 조광조의 소학 스승이기도 한 김굉필은 스스로 ‘小學童子’(소학을 배우는 어린아이)로 칭하기도 했다.

오늘날 인간사회가 당면한 문제는 정치적, 사회적, 분열과 갈등이요, 경제적 빈부격차, 생태환경적 위기이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을 캐다보면 결국 인간의 자기분수모르는 교만과 탐욕에서 빚어진 일이 많은 것이다.

올해도 7월 11일부터 대한노인회 나주시지회(산정동)에서 소학강좌가 열린다. 대학생, 청장년들이 모여들어 고전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필자는 성인들의 어록을 배우므로 인간이 어떠한 자세로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공감대를 얻고, 배우고, 자신의 종교와 가치관에 접목하기 위해 덕암 김평호 선생의 강의를 재수강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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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균 목사

(고막원교회, 나주시민사회연대협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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