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德岩)선생의

소학(小學)강좌 소고(小考)(2)

  • 입력 2011.12.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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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학(小學)은 서두에서 천지만물의 원리에다,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덕목, 즉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결부시켜 하늘과 인간의 이치를 설명하고 있다.

덕암선생의 강의의 기본이 되는 구절을 들라고 하면 바로 소학제사(小學題辭)에 나오는 바,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천도지상(天道之常)이요,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인성지강(人性之綱)이니라."

'元者는 生物之始'(원자는 생물의 시작이요), '亨者는 生物之通'(형자는 생물이 왕성, 무성하고), '利者는 生物之遂'(이자는 생물이 열매를 맺고), '貞者는 生物之成'(정자는 생물이 완성이 된다)는 말이다.

'仁者는 愛之理'(인자는 사랑하는 이치이다)요, 곧 '側隱之心',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다.

'義者는 宣之理'(의자는 마땅히 적합한 일을 하는 것이다)요, 곧 '羞惡之心',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마음이다.

'禮者는 恭之理'(예자는 공경하는 이치이다)요, 곧 '辭讓之心', 곧 겸양, 양보하는 마음이다.

'智者는 別之理'(지자는 시비, 분별의 이치이다)요, 곧 '是非之心'’, 곧 선과 악, 시대의 풍조에 대한 분별력을 이르는 것이다.

주자는 '원형이정' 네 글자를 각각 '春夏秋冬'에 견주고, 나아가 윤리적 덕목, 곧 '인의예지'로 설명했다. 위 문장은 곧 우주적· 윤리적 원리가 되는 셈이다. 원형이정이라는 우주의 형이상학적 원리가 인간에게 내재하면, 인간은 인의예지라고 하는 최상의 윤리적 덕목을 지닌 귀한 존재가 된다는 말이다.

입교편(立敎篇)의 첫 구절은 중용(中庸)의 첫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天命之謂性', 즉 하늘이 명한 것은 성이란 말이다.

'率性之謂道', 즉 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하며,

'修道之謂敎', 즉 도를 닦는 것을 교라고 한다.

주자의 성리학은 인간의 본성을 하늘의 명령으로 본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인간을 지으실 때,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창세기1:27)란 말씀에 빗대어 생각할 수 있다. 전도서 기자는 사람의 본분에 대해서 이렇게 결론을 맺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전도서12:13) '천명을 따르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는 가르침은 성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어서 논어의 학이편이 인용된다.

'孔子曰 弟子 入則孝'하고, 공자왈 제자가 될 사람은, 집안에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出則弟'하고, 밖에서는 어른에게 공손하고(여기서 弟는 공손을 의미), '謹而信'하며, 근신하고 신의가 있으며, '汎愛衆'하되, 뭇 사람을 널리 사랑하되, '而親仁'이니, 특히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하나니, '行有餘力'이어든, 이렇게 행하고 나서 여력이 있으면, '則以學文'이니라. 글을 배워야 한다.

성경의 신명기에는 자녀교육의 책임을 먼저 부모에게 두고 있다.



명륜편(明倫篇)은 부자(父子), 군신(君臣), 부부(夫婦), 장유(長幼), 붕우(朋友) 오륜에 관해 밝히는 내용인 바, 그 출처는 주로 예기(禮記)와 곡례(曲禮), 논어(論語)이다.

부자편에 늙은 부모님을 공대하는 자세에 대해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친노'(親老)시어든, 어버이가 늙으시거든, '출불역방'(出不易方)하며, 나갈 때 출타장소를 바꾸지 아니하며, '복불과시'(複不過時)하며, 때를 넘기지 아니하며, '친제'(親)이시어든, 병에 걸리시거든, '색용불성'(色容不盛)이, 얼굴빛과 거동이 활발해서는 안된다.

'차효자지소절야'(此孝子之疏節也)니라, 이것이 효자의 간략한 예절이니라.

성경은 십계명에서부터 효에 대해 가르친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20:12). 예수는 효도의 본을 보인 분이시다.

'예기'는 주나라 때부터 한나라 때까지의 예, 의식 등을 기록하고 해석하며 공자 및 그의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하고 사람 됨됨이의 형성에 관한 내용들을 주로 다룬다. '예'로써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적인 절제의 표현인 셈이다. 이는 대상에 대해 자신의 욕망을 한껏 요구해서는 안 되는 내면적인 절제로써 敬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성경의 중심은 '네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22:37-40)는 말씀에 요약되어 있다. 즉 인간은 천지만물의 창조주요 구원자이신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에게 자신을 낮추며 존중히 대하라는 뜻이다. 필자는 기독교 밖의 유교의 가르침 속에서 인간의 고전적, 보편적 윤리와 사상을 배우는 즐거움이 있다.

덕암선생은 이 시대의 교육자요, 유학자이다. 팔순에 가까운 노령에도, 덕과 경으로 체화된 인품의 향기를 내뿜는 덕암(德岩) 김평호(金坪鎬) 선생의 소학강좌를 통해 동양의 고전을 배우는 기쁨이 자뭇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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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균 목사

(고막원 교회, 나주시민사회연대협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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