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견 수렴하겠다는

소통행정 '표류중'

  • 입력 2011.12.19 20:54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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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가 지난달 28일 나주시립삼현육각연주단(이하 연주단)을 국악단으로 바꾸겠다는 조례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의견수렴 방식에 대해 '말로만 하는 소통행정'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번 시에서 시민의견을 묻는 방식은 이미 시민들의 선택의 폭을 좁히고 공청회나 토론회를 거쳐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 일방행정의 결과로 보인다.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행정인지 묻고 싶다.

또 지금껏 연주단으로 7년간 활동한 것이나 그 이전 나주삼현육각보존회로 활동한 기간을 합하면 십여 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활동하면서 쌓았던 노력을 하루아침에 없애고 국악단으로 개편하는 것이 맞는 지도 시민에게 물어야 한다.

시 단위 이상의 지역에는 일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국악단으로 개편해 나주시가 얻을 수 있는 홍보효과가 얼마나 되고 시민은 얼마나 음악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인가도 생각해 볼 문제다.

국악단으로 개편하는 것을 두고 '잘못된 행정이다'는 지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보편적으로 시 단위 이상의 지자체에서 많은 국악단이 운영되고 있는데 나주시가 그동안 '나주삼현육각'을 보존 발전시킨 결과를 버리고 새로운 국악단으로 개편한다면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문제를 숙고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국악단이라는 보통명사와 삼현육각연주단이라는 고유명사 가운데 나주의 문화예술을 홍보하는데 유리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봐야 한다. 타 지역과의 경쟁력을 갖춘 차별화를 없애고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 나가는 것보다 나주를 알리는 특별한 가치, 지역 문화자산의 가치, 지역문화의 자긍심을 생각해 볼 때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자명하다.

시는 지난 6월 1일 제정한 '나주시 문화예술진흥에 관한 조례'를 살펴보면 '문화산업을 상품화와 연계한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시의 행보가 규모화에만 치중하고 진정한 지역의 가치를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국악이라는 태생은 삼현육각에서 나온 것이다. 근대화 이후 서양음악을 음악으로 지칭하고 우리음악을 국악으로 구분해 서양편재를 따라 국악을 구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음악은 서양식 화음이 아닌 선율로 악기의 구성이 서양식 편재를 따르지 않아도 훌륭하다 할 수 있다.

삼현육각을 중심으로 운영의 묘를 살리고서도 얼마든지 다양한 음악을 시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다. 지금 꼭 수십억이 들어가는 국악단을 만들어야 할 시점인지 되묻고 싶다.

나주를 알리는 홍보수단으로서와 예산을 감안하고 시민을 위한 음악을 지향한다면 과연 지역의 문화자산이자 가치인 연주단을 선택할지 보편적가치만 가진 국악단을 선택할지의 답은 명백하다고 본다.

이제 '나주만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로 넘어가 시의원들의 선택만 남아있다.

시의회 임시회가 추석전후로 열릴 것이라고 한다. 행정복지위원회 의원들의 손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랄 뿐이다.





이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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