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에서

이제 노인일자리가 아니라

노인취업이다

  • 입력 2011.12.19 21:05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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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고령자 취업정책에 관한 연수기회가 주어져 일본을 다녀온 적이 있다. 새삼스레 일본연수를 이야기하는 것은 나주의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24%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유엔이 발표한 인구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205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데 우리 나주는 이미 그 목표(?)를 세워버린 것이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급속하게 고령화시대로 접어들 것인지 또한 그에 대처할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비한 우리의 준비는 미흡하다.

일본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장수국가로 가장 급속하게 고령화시대를 맞이했다. 우리보다 30년이나 앞서 고령사회에 들어섰지만 철저한 대비로 '선진복지'를 구현하고 있다.

이 점이 몇 년 전 일본 연수를 꺼낸 이유다. 일본이 고령화 사회를 대비 주요 시책으로 추진한 사업이 바로 노인취업이었고 그 대비책이 결국 '복지의 요람'이라는 귀감을 낳았다. 일본은 1970년 고령화 사회의 진입으로 장기적인 노동력부족과 사회보장예산의 증가를 예상하고 고령자 취업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언론 또한 노인 노동력 활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노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그 결과 일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노인들에게 주어지고 일을 함으로서 치매예방은 물론 건강을 유지함으로써 결국 의료비 절감이라는 사회적 비용의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도 노인취업문제를 해결한 것은 실버인재센터의 설립운영이었다. 실버인재센터는 전국적인 조직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지원을 하고 있다.

중앙에 실버인재센터 사업협회가 있고 도ㆍ부ㆍ현에 실버인재센터 연합본부 47개소가 있으며 시ㆍ정ㆍ촌에 실버인재센터 1,790개소가 있다. 지역사회에서 고령자에게 적합한 직종을 개발하고 구인구직을 서로 연결하는 사업을 펼친다. 신뢰를 바탕으로 조성된 실버인재센터에 일을 맡기면 잘한다는 평가를 이뤄내 기업이나 가정에서 노인인력의 활용이 활성화되었다.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각각의 능력과 경력을 고려하여 공공기관이나 단체ㆍ기업ㆍ가정 등에 취업할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또한 직접 공공기관의 사업을 맡아 일을 하고 수익금을 참여노인에게 배분하고 있다.

참여노인들도 사업수주는 물론 홍보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능동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일본 언론은 노인노동력 활용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 홍보를 해주고 있다.

실버인재센터는 정년이후 정규직, 임시직 및 단기 취업을 희망하는 노인에게 지역사회와 밀착된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맞춤형 일자리를 찾아준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는 법령을 통해 노인취업 직종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주요 취업직종으로는 청소, 주차관리, 정원관리, 시설관리, 서기, 회계, 방문판매원, 편집, 번역, 목공, 어린이 돌보기 등이 있다. 아직은 청소, 주차관리 등 단순노무가 대부분이고 노인 개개인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리는 취업 비율은 낮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일본정부와 지자체는 노인의 노동이 반드시 생계유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 자체가 삶의 보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으로 실버인재센터를 활성화시켜 사회적 비용을 절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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