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공동체

성패여부는

지도자에게 있다

● 장성군의 체험마을 현황

  • 입력 2011.12.1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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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에는 6개 체험마을이 운영되고 있다.

서삼면 홍길동 숲(괴정) 마을, 남면 비나리 마을, 북이면 자라뫼 마을은 장성군에서 사무장의 인건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나머지 황룡 정보화마을, 북일 금곡영화촌, 서삼 모암마을 등 3개 마을은 인건비 지원없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삼 모암마을은 숙박위주로 운영하고 있어서 체험 등 다른 프로그램은 없다. 금곡영화촌과 내황마을도 체험실적은 미미한 편이다.

홍길동 숲 마을은 축령산 휴양림과 가까이 있어서 숙박체험객이 많고, 남면 비나리 마을은 인근 광주의 첨단ㆍ수완지구와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숙박 체험객은 없으나 당일 체험이 활성화를 이루고 있다.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남면 비나리 마을은 음식 403만 원, 농산물 판매가 842만 원. 체험비용이 798만 원으로 총 매출액이 2천여만 원이 넘는다.

홍길동 숲 마을은 숙박비 1,162만 원, 음식 324만 원, 농산물 판매 230만 원, 체험비용 455만 원으로 총 수입은 2,170여만 원이다.

자라뫼 마을은 숙박비 60만 원, 음식 344만 원, 농산물 판매 326만 원, 체험비용 667만 원으로 총 1,393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마을들의 특색을 살펴보면 홍길동 숲 마을은 숙박 체험이, 비나리 마을은 농산물 판매와 당일 체험이 많았고 음식과 농산물 판매 그리고 체험객이 고루 분포되었다는 점이다.

북이면 자라뫼 마을은 광주와 멀리 떨어져 있고 홍길동 숲 마을처럼 주변 환경도 좋은 편이 아닌데도 비교적 고른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라뫼 마을이 다른 농촌체험마을과 달리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은 바로 김정근 마을위원장과 김승희 사무장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취재에서는 자라뫼 마을이 농촌 체험마을로 자리 잡아 가는 과정에 다른 곳과 어떤 점이 다른지 찾아보았다.



자라뫼 마을과 김정근 위원장



자라뫼 마을은 행정명이 북이면 오월리 오현마을로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톨게이트에서 백양사 방향으로 가는 곳에 위치해 있다.

주민등록상 세대수는 70가구에 주민은 180명이지만 실제 거주하는 세대수는 60가구, 인구는 120여 명에 불과하다.

65세 이상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젊은 세대가 귀농ㆍ귀촌하여 초ㆍ중등학교 자녀를 둔 세대가 7가구에 이른다.

자라뫼 마을은 2006년 농촌전통테마마을에 선정되어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년 동안 2억 원의 지원금을 받아 체험관을 비롯한 시설들을 갖추었다.

이는 자라뫼 뜰에 오리 농법, 자운영 등을 이용한 무농약 농업을 시작하며 자연환경을 친환경으로 조성한 주민들의 노력에서 시작되었다.

자라뫼 마을의 농촌전통테마마을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근 위원장(70세)은 2007년 광주에서 장성 자라뫼 마을로 귀촌하였다. 70세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정열적이고 외모도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중후한 모습이 보통의 사람들과는 남달랐다.

김정근 위원장은 서울에서 거주하다가 사업차 광주로 내려왔지만 뜻 한바 있어 사업을 정리하고 농촌으로 들어와 살기로 결심하였다. 광주 인근을 찾던 중 자라뫼 마을에 집을 지을만한 땅이 있는 것을 알고 아무런 인연도 없는 이곳에 정착하였다.

4백여 평의 대지에 작은 집을 짓고 텃밭을 일구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마을에 들어온 지 4년 째 되던 2010년 농촌전통테마마을 추진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김승희 사무장의 적극적인 추천과 도시에서 귀촌한 김정근 위원장이 자라뫼 마을의 객관적인 평가와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주민들의 기대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정근 위원장은 "대부분 농사일을 해야 하는 주민들과는 달리 저는 시간이 많은 편이라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는 겸손함을 보였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경험이 많은 김 위원장이 비교적 합리적 사고를 갖고 있으면서 사업추진의 열의를 갖고 있다는 주민들의 믿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김승희 사무장은 전했다.

김승희 사무장은 "과거에 추진위원장님들은 대부분의 일을 사무장에게만 맡겼었지만 김 위원장님은 모든 일들을 꼼꼼히 점검하며 함께하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도 처음에는 사업추진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해도 동참하며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당찬 여성 김승희 사무장



자라뫼 마을은 농토가 적고 특별한 농작물이 없어서 농가 소득이 높지 않은 편에 속한다. 따라서 벼농사, 밭농사 등 복합 영농이 대부분이고 소작농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1999년 결혼한 김승희 사무장은 결혼 전부터 결혼하면 시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살아야 한다는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03년 자라뫼 마을로 귀농한 케이스다.

김 사무장은 "귀농은 생활은 풍족하지 않지만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해주었다"며 "귀농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귀농 후 더욱 적극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도 '농촌에서 살아가는 행복'을 알려주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사무장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은 마을 이장을 맡아 농촌전통테마마을 선정과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지난해부터는 자라뫼 농촌전통테마마을 추진위원회 사무장을 맡아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등 마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당찬 '농촌여성'이다.

그는 자라뫼 마을이 다른 지역에 비해 지리적 여건과 주변 환경이 낫지 않다는 것을 맨 먼저 파악했다. 마을의 자원을 활용한 다른 곳과의 차별 차별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도시민들의 농촌 체험에 가능한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라뫼 마을에서 하고 있는 체험 종류 중에 볏짚으로 달걀 꾸러미 만들기, 손수건에 꽃물들이기, 미꾸라지 잡기, 홀태로 나락 훑기, 전통 음식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에는 마을에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함께 참여하고 있다.

김승희 사무장은 많은 주민들이 동참하지 않는 농촌체험마을은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민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민들레 작목반을 만들다



체험마을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전통음식 만들기와 맛보기다.

특히 민들레를 이용한 민들레 장아찌, 민들레 차 등은 건강식품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민들레를 상품으로 개발하여 주민소득과 연계시키겠다는 김승희 사무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

수십 년 전까지 집집마다 직접 술을 빚어 먹었던 할머니들의 솜씨를 재현한 가양주(家釀酒) 만들기 체험은 소득도 올리고 전통을 계승하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자라뫼 마을에서는 지난해부터 민들레 작목반을 만들어 민들레를 재배하고 있다. 작목반의 특징은 출자금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출자자에게 이익을 똑같이 분배한다는 것이다.

출자자와 일하는 사람이 기쁜 마음으로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주민들이 모두 협동하는 생산자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다.

민들레 작목반에서 얻은 이익금의 10%는 마을 공동기금과 10%는 자라뫼 테마마을에 기부한다. 수익금의 20%를 마을의 발전에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체험마을을 통한 도시민과의 교류, 농산물 판매 등으로 주민 소득을 높이는 것 외에도 작목반을 만들어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고 있는 자라뫼 마을에는 젊고 당찬 김승희 사무장이 있다.



인터뷰



"주민들의 신뢰가 중요하다"



▲ 테마마을 등을 추진하면서 연세가 많은 동네 어른들과 갈등을 겪은 적은 없었나요? 갈등이 있었다면 어떻게 풀어 나갔나요?

김승희 : 테마마을을 조성하면서 일부 주민들이 위원장님이나 제가 어떤 이익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가하고 의혹을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오해들도 풀리고 체험객이 찾아오면서 마을에 활기가 일어나 지금은 대부분 서로 믿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 농촌지역의 특성상 나이도 젊고, 더구나 여성이 앞장서서 활동을 하게 되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없었나요?

김승희 : 저희 마을 어르신들은 최근 들어 젊은 사람이 동네에 없다가 제가 들어와서 살게 되니까 많이 예뻐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하는 일을 도와주시고 믿어주시는 편입니다. 그게 늘 감사하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 지금 추진하는 사업 외에 앞으로 다른 계획은 없으신가요?

김승희 :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 들어오게 하려면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들레 작목반을 만든 것도 농촌에서 소득을 올리려면 벼농사 등 과거의 관행적인 농업만으로는 가난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민들레 작목반과 테마마을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김 준 기자

najuk2010@hanmail.net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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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공동체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실천한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꿈의 실천으로 삶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마을에서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잘 구현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았다. 모두가 농촌은 힘들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척박한 곳에서 희망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리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작은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함께 농사짓고 서로 돕는 우리의 전통양식을 새롭게 접목하면서 시작한 공동체의 삶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조직하여 참여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전파해나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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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뫼 마을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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