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명(孤掌難鳴)

  • 입력 2011.12.1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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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호 시민기자



'4대강 강가축제'라는 홍보성 정부 시책의 일환으로 문화관광부가 주최하고 나주시가 주관하는 '영산강 강가 가을축제'를 앞두고 시 관계자와 나주예총 간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얼핏 보기에 나주시와 예체능단체나 시민사회단체 간에 행사내용과 규모면에서 서로 협의하여 기획 추진해야 할 자치적 연관관계를 지닌 모양이다.

공·사간에 모든 사업이란 부분과 전체라는 연대기능이 유기적으로 돈독하고 원활하게 작동하여 진행되었을 때 그 성패의 결과물을 얻게 되는 것이다.

나주시장 부속실에 '줄탁동시'라는 계도성 있는 현액이 걸려 있다.

글쓴이가 예총회원이자 서예가이기에 여기서 감히 이 문구를 풀어보고자 한다.

송, <벽암록>에 기록된 불가의 용어이다. 선의 수행 상 필요한 지침서로 수행불자가 깨우치기 위해서는 내적인 동기와 외적인 작용이 동시에 행하여져야한다는 교훈적인 문구이다.

닭이 달걀을 안아 병아리를 깔 때에 병아리가 막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오기 위하여 안에서 쪼는 것을 '줄'이라하고, 암탉이 밖에서 쪼는 일을 '탁'이라고 한다. 이는 두 힘이 서로 협력하여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여기에서 주목하는 대목은 '줄탁'의 인연으로 하여금 어느 한 쪽의 힘만이 아닌 쌍방의 힘이 한꺼번에 서로 조력해야 된다는 것이다.

안에 든 병아리의 힘이 부족하다거나 반대로 밖의 어미닭의 노력이 없다면 결코 순조로운 부화가 될 수 없다는 말로서 껍질을 사이에 두고 두 존재의 힘이 하나로 모아졌을 때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제지간의 연분이 서로 무르익음을 비유적으로 쓰고 있지만, 이 액자에서 현실감 있게 적절한 비유를 한번 들어보자.

어미닭의 몫은 시청이요, 예총과 시민사회단체는 병아리가 되는 셈이다.

어미닭이라는 관청과 병아리라는 단체가 동시에 힘을 합해야지 자신의 일방적인 힘만으로는 매끄러운 사업을 성사시키기란 어려운 일이여서 서로의 역량과 협조의 중요성을 강조 하려는 의미인 것이다.

관도, 유관기관도, 시민사회단체도,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하나 되어 '영산강 강가 가을 축제'라는 큰 잔치를 앞두고 상호간 삐걱거림과 맞섬일랑 단방에 씻어 버리자.

같은 시대 한 사회를 함께 책임지며 살아간다는 공동체의식 속에 지역 사회발전을 도모하고, 건강한 정신계로 순화 해 나가는 참 모습을 찾아 나서자.

그래서 축제를 통하여 한시적이지만 시민들께 일상의 삶에 즐거움을 선사해 줄 수 있는 방도가 있다면 많은 것들을 살피어 안기어 주자, 안기어 주어야 한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는 사자성어는 손바닥 하나만으로는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반면으로 두 손바닥이 마주쳐야 만이 큰 굿 소리가 나는 법이다. <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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