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지역언론을 키워야 한다

  • 입력 2011.12.20 11:18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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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질 식품과 탄산음료 등 인체에 해로운 음식에 세금을 매기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세금부과의 방법으로 통제하려는 이러한 유해식품들을 영어로 정크 푸드(junk food)라 부른다. 대부분 햄버거처럼 간편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식품(fast food)이다.

매일 먹는 음식만큼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매일 접하는 뉴스 역시 건강하고 유익한 것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음식의 유해성에는 민감하면서도 뉴스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유익하지도 않고 균형잡히지도 않은 뉴스의 과잉섭취로 심각한 사회적 병리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신문이나 방송대신 인터넷을 통한 뉴스습득이 일반화되면서, 흥미위주의 쓰레기 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인터넷언론의 기사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생산된 뉴스들이 대부분이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정보나, 취재나 편집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실한 기사들로 채워진다. 인터넷언론은 정확성이나 심층성보다는 속보성에 의존하고, 그로 인해 근거없는 소문이나 부정확한 정보의 신속한 확산을 돕기도 한다.

인간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발생하는 뉴스와 정보를 적절히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뉴스와 정보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각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뉴스는 각자의 처지와 위치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거대 언론이 제공하는 획일적 뉴스 보다는 다양한 소규모 언론이 제공하는 맞춤뉴스가 필요한 것이다. 국민 각자에게 유익한 뉴스는 거대 중앙 언론보다 각 지역별로 존재하는 지역언론에서 공급할 수 있다. 그래서 선진국의 언론이 지역 언론 중심으로 짜여진 것이다. 인터넷의 시대가 도래했지만 선진국의 지역중심 뉴스공급 구조는 변치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지역 언론은 정크 뉴스를 생산하는 거대 중앙 언론에 눌려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단위 신문은 지역뉴스를 외면하고 있고, 포털사이트 뉴스는 연예오락 뉴스로 넘쳐난다. 그 결과는 심각하다. 언론의 비판, 감시 기능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고, 공론장의 부재로 사회적 갈등과 반목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자기 지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야말로 등잔밑이 어두운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사회가 다시 건강해지려면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이 정크 뉴스의 섭취를 중단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뉴스를 골고루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거대 언론과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작은 언론이 늘어나야 하는 것이다.



장호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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