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순서

대학은 지역 밀착·친화형 사업의 중요성 인식해야

지역사회와 지방대학이 만나다

지역사회 변화를 대학이 주도

대학이 부의 상징 도시를 만들다

  • 입력 2011.12.20 12:11
  • 기자명 김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화와 함께 지방화가 진전되면서 각 지역별 특화산업의 육성과 맞춤형 지방경영의 실현을 위한 지역혁신체계의 구축이 지역발전의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인력양성 및 연구ㆍ개발 능력을 겸비한 대학이 지역사회와 협력방안을 찾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면 지역은 변화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은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방대학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학령인구의 감소, 대학 교육기회의 확대, 우수 인재의 수도권 대학 집중 등으로 지역 인재유출과 지방대학의 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이는 결국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진다.

이에 나주신문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기획을 통해 국내외 선진사례의 현장취재로 각 해당 지역의 지리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교육적 특성을 감안한 지역사회와 지방대학의 협력증진 방안을 모색한 후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대학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글로컬(글로벌+로컬) 대학의 특성화를 통한 세계의 지방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찾고자 한다. -편집자 주-

--------------------------------[본문 5:2]-----------------------------------



지역사회와 지방대학간 교류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모임이 천안시청 회의실에서 열렸다. 지방대학과 지역발전 모색을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천안에 소재한 13개 대학 관계자를 비롯해 시장과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천안은 서울과 대전 등 대도시와 1시간 생활권을 이루는 철도와 도로 교통의 요지이다. 교통이 편리하고 구릉지가 많아 원예농업과 낙농업이 활발하며 서울에 있는 대학의 분교들이 입지하는 등 대학교육 기능이 강화되어 새로운 개발 중심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나사렛대, 남서울대, 백석대, 성민대, 단국대천안캠퍼스, 한국기술교육대 등 13개 대학이 위치한 대학도시다. 13개 대학에 재학하는 학생과 교직원 수만 6만여 명. 이들 대학을 통해 해마다 배출되는 인재들도 다양하다.

그러나 그동안 대학과 지역사회의 교류협력 수준은 높지 않았다. 일부 민간차원에서만 부분적인 교류가 이뤄졌다. 특히 대학의 풍부한 인적ㆍ물적 자원은 지역사회 자원으로 효과적인 활용도 되지 못했다.

토론회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지역사회와 지방대학의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천안시장은 지역발전의 원동력 구실을 맡아야 할 곳 가운데 하나가 대학이라며 지역과 대학, 대학과 지역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대학관계자는 그동안 대학과 지역사회의 교류채널 부재와 함께 대학문화 거리조성 등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자치단체와 지역대학의 협력과제로 ▲우수한 인재 지역 기업체 취업 ▲대학시설 개방 ▲지역생산품 구매 등과 함께 자치단체와 지역대학간 소통창구를 개설하고 교류협력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부산대는 지방자치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공직자를 비롯한 지역주민들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지역이 발전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밀양시민대학'은 지방자치아카데미와 밀양시가 공직자와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21세기 무한경쟁의 시대적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자기혁신 및 자기개발로 조직발전에 기여하고자 의욕적으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현재 밀양시민대학은 새로운 지방분권시대를 맞은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하고 소중한 교육제도라는 인식에 힘입어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열린교육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밀양대와 부산대가 통합을 하면서 가장 먼저 교육을 통해서 밀양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대학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부산대는 밀양 청정지역, 무공해지역에서 생산되는 고랭지 채소를 밀양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자원으로 인식했다.

또 지역사회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지방대학의 역할로 보고 '밀양밸리' 건설을 위한 연구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시민들을 정신적 문화적으로 이끌어 가고 돈을 만들어 주고, 공장이나 산업체를 대학의 기술력으로 이끌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밀양대와 부산대 통합 후 밀양시에 나노과학기술대학과 생명자원과학대학 등 두 개의 단과대학을 만들었다.

특히 생명자원과학대학은 밀양의 청정자원을 활용한 바이오 소재 생산, 육종, 가공, 유통, 인간의 정신건강을 위한 휴양산업, 바이오 자재 생산과 연계된 복합과학 분야를 육성하여 생산유발 효과를 높여 밀양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밀양을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밀양밸리'로 만들어 연구하고 그 결과물을 상품으로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참여하고 돈을 벌게 되면 또 소비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갈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시키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 실리콘밸리는 벤처산업의 발상지이자 세계적인 산·학·연 협력 산업 클러스터로 유명한 곳이다.

실리콘밸리 지역의 경제력만으로도 세계 10위권 안에 든다. 이 세계적 벤처 클러스터가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기업과 대학의 긴밀한 상생전략인 '성공적인 산·학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스탠포드대학이 있다. 기업은 대학으로부터 기술·장비·인력을 지원받고 대학은 기업을 현장 맞춤형 교육과 취업의 장으로 활용하면서 상생(win-win)을 도모하고 있다. 대학과 기업은 기술 교류·공동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학생의 현장 연수·실험실습 장비 공동 활용 등 '한가족'처럼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체는 자체 기술혁신 역량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대학과 협력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대학은 또 기업과의 협력으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기술력 배양은 물론이고 특허 획득, 매출 증대,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다양한 유무형의 성과가 산·학 협력으로 창출되고 있다. 이는 대학이 인근 기업과 활발한 산·학 협력을 통해 대학과 기업이 함께 발전한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지방대학의 발전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



그렇다. 대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고 다양하다.

먼저 고급 노동력의 공급과 지역 경제성장, 지역소득 증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개발?보급과 같은 경제적 영향이 있다. 또 지역문화의 전승과 발전, 지역사회의 혁신 주도, 지역사회의 통합 및 통제, 지역사회의 충원과 이동 촉진,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등과 같은 사회·문화적 차원의 영향도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파트너십 형성자, 지역연구와 토론의 장, 재교육 및 자원봉사 센터, 문화공간의 장과 같은 역할도 대학의 중요한 몫이다.

지방대학이 지역의 경제ㆍ사회발전을 위한 핵심기관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 지역 우수인재들이 지역의 대학에 진학하고 지방대학에서는 지역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양질의 인력과 핵심기술을 공급하며, 지방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향상되어 결과적으로 지방대학으로의 우수 인재 유입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조를 갖추게 되면 지역의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강화, 지역균형발전 그리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그동안 정부는 지방대학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 및 정책을 추진하여 왔으나 종합적ㆍ체계적인 지원 미흡, 일관성으로 지속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의지의 부족, 대학의 자구노력 유도 미흡 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행정 전문가들은 정부 부처 차원에서 추진된 대부분의 지방대학 육성방안이 지역 특성화 산업과 연계한 개별대학에 대한 지원 방식이었으며, 중앙 정부 부처간 연계ㆍ조정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참여가 배제된 중앙주도형 특징을 갖는 바, 지방소재 대도시권 대학에의 집중ㆍ중복지원과 지역 차원의 리더쉽 및 협력 부재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지방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산ㆍ학ㆍ연ㆍ관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지역혁신시스템의 구축, 지방대학의 R&D 기반 조성 및 과학기술혁신 역량의 강화 등을 추진하였다. 이는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지역혁신시스템을 가동시킴으로써 지역산업의 발전과 지방의 자생력을 제고하고 결과적으로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성과는 미흡하다. 아직도 형식적이고 지엽적인 지원으로 지역사회와 지방대학의 협력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인적자원개발 및 지역혁신체제 구축ㆍ운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지방대학 경쟁력의 지속적인 약화, 기존 중앙 정부부처 중심의 개별적 지방대학 육성정책의 성과가 미흡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추진된 지방대학 육성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원인은 무엇이며 향후 지방대학 육성정책이 성공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및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우선 대학은 지역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에 대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 지역사회는 대학에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학문·기술 등을 설명하고 요구해야 한다. 상호 의사전달 통로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또 대학 중심의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하며 실용화 기술 개발, 기술 이전 및 상업화, 인력 양성, 대학과 기업 간의 인적 교류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특히 인력 양성은 학생 현장실습과 직원의 재교육, 창업교육 등을 공동으로 협의 운영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 지원 프로젝트·협동연구소·기술이전센터 등으로 실시간 기업과 대학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춰야 한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산·학 협력 참여자에게 능력과 실적에 맞는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산업체는 산·학 협동의 내실화를 위해 산·학 협동에 필요한 경비 또는 연구비를 충분히 지원하고 우수한 실적을 낸 대학 연구팀에게는 성과보수를 지급해 대학 연구자의 사기를 진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대학의 역할에 대해 대전대 김선태 교수는 대학의 지역발전을 위한 역할모델을 두 가지로 제시했다. 하나는 단기적인 지역현안의 해결을 위한 역할 분야와 지역사회의 미래 비전을 창출하고 공유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미래 가치들은 그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고 지속적인 노력이 없으면 달성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대학의 다양성, 창의성, 전문성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분야이며 10년 앞의 시대정신을 교육해야 할 대학의 사명과도 부합되는 일이다"면서 "지역대학들도 단기적이고 소모적인 경쟁논리에 매몰되기보다는 지역사회를 위한 교육, 연구, 사회봉사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글 김준 기자 najuk2010@hanmail.net 사진 공동기획취재단 장태엽기자

이번 공동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