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담배값 줄인상…사회기여 '코웃음'

던힐·마일드세븐이어 말보로도 200원 인상

막대한 수익은 대부분 본국 송금 '안하무인'

  • 입력 2012.02.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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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가 지난 10일부터 담뱃값을 100~200원 인상했다. 또 다른 외국계 담배회사인 BAT와 JTI는 이미 지난해 값을 인상했다.

필립모리스는 자사제품을 일제히 인상했다. 대중 선호도가 높은 말보로를 비롯해 팔리아멘트, 라크의 제품가격을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또 다른 인기품목인 버지니아 슬림 값은 100원(2,800→2,900원) 올렸다.

필립모리스측은 "그 동안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등이 많이 올랐지만 줄곧 감내해왔는데 더 이상은 이런 인상요인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외국계 회사들이 지난해 가격을 올린 것에 비하면 많이 감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던힐과 켄트 등을 판매하는 BAT코리아는 작년 4월 마일드 세븐을 공급하는 JTI코리아가 작년 5월에 주요 담배가격을 200원씩 이미 올린 상태이다.외국계 담배회사들의 가격인상으로 국내 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산 담배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 비중은 0.5%, 외산 담배는 0.35%다. 담배의 가중치는 481개 소비자물가 조사품목 가운데 20번째로 높고 저소득층의 구매 비율이 높아 서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통계청은 필립모리스의 가격 인상으로 2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산 담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매년 꾸준히 상승, 현재 40%선까지 오른 상태라 200원 가격인상만으로도 체감물가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그 동안 국내에서 담배를 팔아 많은 이익을 내면서도, 정작 국내 투자나 사회공헌활동에는 소극적이었으며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배당으로 챙겨갔다. 이런 상황에서 원가압박을 이유로 담배가격을 또 올리자, 인터넷 등에선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글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BAT코리아는 지난 2001년 국내에 담배제조공장을 설립하면서 '원료는 한국산 잎담배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 이반구 과장은 "실망한 농민들이 회사에 문의 했지만 '본사에서 승인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담배사업법 시행령에 따라 BAT코리아 등 100억 개피 이상 생산하는 업체들은 원료가공시설까지 지었음에도 여전히 외국산 원료만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방시대에 외국계 기업이라고 차별하거나 배타시해선 안되겠지만 그들이 국내에서 경영하는 행태는 분명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아무런 제약 없이 잇속만 챙기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외국계 담배회사들보다 원가 부담이 더 높지만 생산성 향상과 같은 내부 노력으로 극복하겠다"며 "물가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당분간 가격인상을 통한 일시적인 이윤 확대 보다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선택을 당당히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윤용기 기자

yyk28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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