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에서 겪는 소방관의 애환

  • 입력 2012.02.27 17:27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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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하여 신속히 사고현장에 도착하면 신고자는 "왜 늦게 왔냐? 너희 때문에 집이 다 타버렸다. 보상해라"하는 말만 돌아온다.

신고를 받고 최대한 빨리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매월 지리조사를 실시하고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최단거리를 선택하여 현장을 찾아간다.

출동 중 신호등에 막히고 도로에 차량이 정체되어 현장 도착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주민들은 자기 집이 타고 있어 소방차량이 늦게 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가장 많은 주민들의 쓴 소리를 듣는 것이 구조·구급출동이다.

사고가 많아 출동이 잦기 때문에 민원인과 대면하는 일이 많다. 사고현장은 도시지역처럼 큰 건물이 있어 찾기 쉬운 지형 환경인 반면에 전남지역은 열악한 환경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고 현장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인명구조 상황이 발생하여 현장에 도착하면 현장 주변 사람들이 너무 늦는다 사람이 죽고 난 다음에 와서 무얼 하겠느냐? 식의 큰소리로 쏘아 대기도 하고

아픈 환자가 있는 장소에 도착하면 주민들은 늦었다고 핀잔을 준다. 환자가 죽어가는데 이렇게 늦어서 사람이 살겠냐고 욕을 해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늦지 않았어요? 라도 말하고 싶지만 보호자는 격앙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말을 해도 주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사고현장에 신속한 출동을 위해 철저한 지리조사를 하고 있으며 출동 중에 여러 환경이 우리를 막고 있으나 현장 도착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으므로 주민들은 소방관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용기와 격려를 불어넣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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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태

(나주소방서 이창119안전센터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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