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탈락 현역의원의

백의종군 선언과 무소속출마

  • 입력 2012.03.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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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길게 봐야 한다. 홧김에 잘못을 저지르면 우파를 분열시켜 좌파를 돕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공인의 족적은 역사에 남는 것인 만큼 분하더라도 참고 바른 길을 가자. 이렇게 충고하고 싶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한 기자회견문에서 밝힌 말이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가슴 한편이 찡해오는 연민과 우리 호남에는 이렇게 가슴이 넓고 생각 깊은 큰 정치인이 없다는 것에 한탄한다.

향후 전개될 정치적 가능성을 염두 해둔 숨은 뜻이 있겠지만 "우파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와 자신의 희생으로 당 분열을 막겠다"는 그의 백의종군 선언은 민주당의 공천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의원에게 주는 충격은 크다. 명분이 상충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시간을 같이 했던 지방자치 의원들과 수천명의 당원들에게 '탈당'이라는 고민을 안겨주는 것은 잔인한 선택의 강요도 싫었다"는 말은 당과 지지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한 말로 여야를 떠나 본받아야할 정치인의 자세다.

이런 가슴 큰 정치인이 많은 영남이 부럽다. 영남에는 현 정국을 주도하는 대선주자급 정치 지도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많다. 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내듯이 국정을 주도하는 정치인들이 끊임없이 태어나는데 비해 호남에는 DJ이후 정국을 주도하는 인물이 없다. 그 이유는 별다른 노력도 없이 지역에 안주해 동네의 골목대장이나 하듯이 편한 정치만 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새누리당의 정체성보다 더 우측에 있는 지역의 일부 토호들이 민주당의 옷을 입고 지역정치의 주류세력으로 활거하기 때문이다. 국정철학이나 애민정신도 없는 이들은 한마디로 깜도 안 되는 인물들로 평가되는 수구토호정치세력들이라는 평이다.

최근 이들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선언해 지난 12일 백의종군을 선언한 김무성 의원과 비교되어 곤혹스럽다. 이들의 보편적인 특성은 오직 자신들의 기득권유지를 위해 지방의원과 지지자들의 희생을 강요한다. 최근 공천탈락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호남지역의 중진국회의원들의 중심에는 우리지역의 현역인 최인기의원이 있다.

최 의원은 자신이 살기 위해 가장 먼저 당을 버리고 무소속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자신을 버려 당을 살리겠다는 김무성 의원과 최인기 의원이 비교되어 소탐대실하는 소인배처럼 초라해 보인다는 평이다. 본인에게는 억울한 심정도 있겠지만 차기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선언하고 총선 출마를 접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연말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정권을 되찾은 후 각료로 입각해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최 의원의 이번 총선 출마가 당선유무를 떠나 연말 대선정국에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도 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최 의원이 먼저 백의종군 선언을 했다면 김무성의원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랬다면 과연 호남지역의 민주당 공천탈락후보들이 지금처럼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수 있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요즘 전개되어가는 정국을 보면 최 의원과 같은 처지에서 경선에 컷오프 됐지만 불출마를 선택한 군산지역의 강봉균 의원의 깊은 속뜻은 무엇일까? 강 의원의 속마음은 읽을 수는 없어도 그의 선택이 최 의원 보다 몇 수 높아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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