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그림경매, 화가가 작품 설명해 눈길

야천 선생 '작가와 만남' 행사…100여명 참석

  • 입력 2012.04.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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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향기가 갈수록 진해지고 있는 가운데 예술의 향취가 가득한 진도 운림산방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진도 운림산방. 여느 때처럼 열리는 토요 그림경매장에 진도에서 활동하는 중견 화가 야천 김용욱 작가가 직접 '추억2(55×45)' 작품에 대한 생동감 있는 설명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그림 경매에서 큐레이터가 작품 내용을 설명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처럼 전남문화예술재단이 운영하는 진도 운림산방 토요그림경매에서는 가끔 작가가 직접 나와 대중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작품을 전시도 하면서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날도 전남문예재단은 '토요그림경매에서 만나는 남도 미술작가'라는 주제로 야천 김용욱 작가 초청행사를 가졌다.

야천 선생이 이날 설명한 '추억2'는 전통적인 수묵 산수화 기법에 현대적인 감각을 덧칠해 이미지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야천 선생이 "진도는 남종화의 본고장이어서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이 작품도 이런 고민을 하면서 그렸다"고 창작 당시의 심정을 설명하자 경매장은 숨소리 하나 없이 조용해졌다. 고객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림을 감상했다.

이어 "작가들은 작품에 자신의 인생을 담는다. 그래서 그들은 작품 제작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붓는다"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작가 자신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며 삶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림이 판매 돼야 작가가 살고 작가가 살아야 좋은 그림이 탄생하고 좋은 그림이 탄생해야 문화정신이 풍요로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천 선생은 또 "진도운림산방이 지역경제와 문화 발전에 일조하고 있지만 경기가 침체되면서 지역 화가들도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지역민들이 그림에 애정을 가져야 예향의 맥을 잇고 지역 문화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매장에는 전남도지방공무원교육원의 중견간부 과정 교육생들과 교육생 가족들이 단체로 참가해 100여명의 참가자들로 경매장이 북적였다.

이들은 직접 경매에 참여하기도 하고 경매 중간에 펼쳐진 명창들의 진도아리랑 공연도 즐기는 등 모처럼 전남의 문화예술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실제로 이날 낙찰된 8점 가운데 2점이 교육생들에게 낙찰됐다.

온 가족 함께 경매장을 찾아 서재경 작가의 작품 '첫사랑'을 구입한 최윤(해남군청)씨는 "평소에 만나기 힘든 작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며 "가족과 함께 진도 여행도 하고 그림 경매시장을 직접 체험해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운림산방에 관광차 왔다가 경매에 참가했다는 울산의 최정자씨는 작품 3점을 샀다. 최씨는 "강진에 사는 언니 집에 들렀다가 우연히 진도에 오게 됐는데 이렇게 뜻깊은 행사를 보게 돼 큰 감동을 받았다"며 "몸이 많이 아픈 언니가 장수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작품을 구입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편 전남문화예술재단 남도예술은행은 지역 작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작품을 사주는 제도로 구입한 미술품은 경매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다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2천209점, 4억8천600만원어치를 판매했다.

□ 나주신문 취재부

najunews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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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천 김용욱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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