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신호등을 왜 파란불이라고 할까요?

  • 입력 2013.05.13 10:28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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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신호등을 왜 파란불이라고 할까요?

복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독자들의 궁금한 내용에 대한 문의 전화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조사해봤습니다. 자동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집에 가다가 교차로에서 “파란불이니까 가자”라고 했더니 딸내미가 녹색불을 왜 파란불이라고 하냐고 묻습니다. 당혹스럽습니다. 여태 왜 그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을까?


이번에도 가장 쉬운 방법인 인터넷을 검색해봤습니다. 주로 색상에 대한 원론적인 답변들이 넘쳐납니다. 가장 대표적인 답변은 반대색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이랍니다. 빨간색에 대한 반대색으로 파란색이라고 부른다는 거죠. 조금 더 과학적인 답변도 있습니다.


두산 세계 대백과 사전에는 신호등은 빨강 ·파랑 ·노랑으로 되어 있으나, 광원(光源)인 전구의 불빛이 색유리를 투과하는 과정에서 노란색은 오렌지색으로, 파란색은 초록색으로 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아 철도의 운전규정에는 이를 빨강색 ·초록색 ·오렌지색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고 합니다.


도로교통관리공단에도 전화 문의했습니다. 전화받으신 분이 뜬금없어 합니다. 저도 뜬금 없습니다. 답변해 주신 한 분도 위 내용과 같은 비슷한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녹색과 푸른색과 파란색을 혼용해쓰는 우리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죠. 또한 예전에는 신호등이 진짜로 파란색이었다고도 하는데 확인이 쉽지 않았는지 추가 답변이 없네요. 한편으론, 예전 라디오 프로그램의 영향설이 있습니다.

지난 1981년도에 모 방송국 라디오에서 아침 7시20분에 “푸른신호등”이라는 프로그램이 운전자들 사이에 인기가 있어서 신호등에 파란색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참고로 신호등의 색깔은 세계 공통인데 누가 정했을까?
신호등 시스템을 처음 개발해 쓰기 시작한 것은 철도회사인데 철도 초창기인 1830∼40년대에는 녹색이 주의, 백색(무색)이 진행 신호로 이용됐습니다. 그 후 녹색을 진행신호로 바꿔 쓰고, 주의신호는 황색으로 대체됐고, 황색을 새로 도입한 것은 황색이 나머지 두 색깔과 가장 선명히 대비되는 색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철도 신호 시스템은 이후 일반 교통 신호등으로 확산됐고, 1914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 시내에 처음 전기 교통 신호등이 설치됐을 때는 적색과 녹색의 두 가지 신호만 사용하다가 1920년대 초 디트로이트에 최초의 근대적인 자동 교통 신호등이 등장하면서 적-황-녹색 시스템이 본격 채택됐다고 합니다.
이것이 신호등의 원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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