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올해는 영산강 유채꽃을 볼 수 없나요?

  • 입력 2013.05.13 10:31
  • 기자명 박철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왜 올해는 영산강 유채꽃을 볼 수 없나요?

꼭 이 질문이 올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영산동의 윤 모씨가 질문을 해왔습니다. 왜 올해는 유채꽃을 볼 수 없는지 취재해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노오란 물감을 칠한 듯 강변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었던 유채꽃의 향연이 올해는 온데 간데 없으니 당연히 의문이 들었을 것입니다. 얼마전 신문사 사무실로 타지역 사진동호회 회원분들도 전화를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영산강 똥섬을 찾아 사진을 찍으로 왔는데 허탕을 친 것이죠. “왜 올해는 유채꽃이 없냐”고 시청에 전화했더니 어떤 공무원이 “그렇게 됐네요”라며 시큰둥하게 답변해 무척 언짢았다는 푸념이었습니다.
직접 카메라 들고 영산강 둔치를 향했습니다. 대체나 듬성듬성 유채만 자라고 있고 군데군데 빈곳이 많아 황무지를 연상케 합니다. 똥섬쪽도 황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때마침 이날도 유채꽃을 렌즈에 담으려는 외지인들도 셔터한번 제대로 누르지 못하고 못내 아쉬운 듯 발걸음을 돌립니다.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산림공원과를 찾아 물었습니다. 담당자도 한숨부터 쉽니다. 예년 같았으면 홍어축제와 맞물려 장관이 펼쳐졌을 영산강 둔치가 이 모양이니 여러 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고 합니다.


차선책으로 홍어축제 기간을 며칠 뒤로 미루는 조정안까지 축제추진위원회에 제안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원인에 대해 물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코스모스 축제를 여느라 유채꽃 파종시기를 놓쳐 오늘날의 사단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월동작물인 유채를 지난 10월경에 파종했어야 되는데 코스모스 때문에 파종시기를 놓쳤답니다.

 
부랴부랴 올해 들어 급하게 봄 파종까지 했지만 현재 유채꽃을 볼 수 없다는 것이죠. 지난해 코스모스 축제를 포기하고 일찍 유채를 파종했다면 사단이 없었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코스모스냐 유채냐를 놓고 봄꽃을 볼 것인가? 가을꽃을 볼 것인가라는 선택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욕심이 과했을까요?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심상찮게 제기됩니다.
나주시가 유채꽃 향연을 예상하고 거액을 들여 둔치에 조성하고 있는 산책로에 대한 비판입니다. 경관조성사업으로 예산을 투자했지만 효과에 대해 반응들이 미지근합니다. 논에 벼도 없는데 물 대고 있는 격이라고 말이죠.


한편으로는 관리주체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습니다. 이전까지 왕곡면 청년회에서 수년 동안 관리해오던 둔치 조성사업이 지난해부터 영강동주민자치위원회로 이관되면서 엇박자가 났다는 것입니다.
주무부서에 대한 업무분장의 혼란도 문제입니다. 하천사업은 보통 재난관리과 업무이지만 둔치조성사업은 경관조성과 관련되어 있어 산림공원과에서 담당하고 있어 혼란스럽다는 지적입니다.


게다가 실질적 관리는 영강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진행해 둔치관리에 대한 책임소재도 분산되어 이래저래 많이 꼬여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내년에는 영산강 따라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이 오고가는 상춘객들의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는 해 봐야죠.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