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서 가장 오래된 절은 어디인가요?

  • 입력 2013.05.13 10:33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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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서 가장 오래된 절은 어디인가요?

이번주에는 어떤 질문이 올까 기자들끼리 예측회의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 기자가 4월 초파일도 다가오는데 나주와 불교라는 주제로 자체 질문을 내보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질문이 “나주에서 가장 오래된 절은 어디인가요”입니다.


영산포에 위치한 원각사의 원광 스님은 다도 불회사가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합니다. 남평읍의 법명사 서진 합장도 불회사가 가장 오래됐다고 합니다.
각종 자료에도 불회사가 나주에서는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나옵니다. 단 창건연도가 367년(백제 근초고왕)이냐, 384년이냐로 나뉩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창건설은 384년(백제 침류왕)에 인도승 마라난타가 창건했다는 내용입니다.


그 다음이 남평읍에 소재한 죽림사입니다. 국내에 현존하는 70여점의 괘불 중에서 가장 연대가 이르다는 죽림사세존괘불탱(보물 제1279호)이 유명한 절이죠. 남평과 화순의 경계인 중봉산 자락에 위치한 죽림사는 440년(백제 비유왕)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다음이 봉황면 덕룡산 자락에 위치한 미륵사입니다. 544년(백제 성왕)에 연기조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지만 이에 관한 문헌자료는 없습니다.
다음은 금성산 남쪽 자락에 위치한 다보사(多寶寺)입니다. 금성산의 깊은 품속에 위치한 다보사는 674년(신라 문무왕 1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나주시청에 근무하는 윤지향 학예연구사에게 물었습니다. 나주지역과 불교의 인연에 대해 이렇게 정리해 주더군요.
불회사와 관련 지금까지 나주 불교전래와 관련되어 확인되는 문헌기록은 다도면 불회사 사적기(절의 역사를 기록한 책)와 나한전 상량문에 나오는 창건이야기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나한전 상량문에는 367년(백제 근초고왕 22년)에, 사적기에는 384년(백제 침류왕 원년)에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들어와 건립한 절이라고 전하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나주에 불교가 전래된 것이 바로 이때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죠.


덧붙여, 마라난타는 원래 인도사람으로 중국에서 불교를 포교하는 승려였습니다. 마라난타는 동진의 수도 건업(지금의 남경)에서 출발하여 영광의 법성포로 들어와 백제 땅을 처음 밟게 되었고, 영광에 불갑사를 짓고 이어서 나주로 들어와 불회사를 짓게 되었으며, 이때가 불교가 나주와 첫 인연을 맺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백제시대의 불교는 지배층을 중심으로 꽤 번성했던 것으로 보이며, 백제 시대의 무덤으로 알려진 다시 복암리 고분에서 卍을 거꾸로 뒤집은 문양이 발견되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합니다.
백제 이후 나주와 불교의 두드러진 인연은 고려 현종 때 거란족이 쳐들어와 현종이 나주로 피난을 오게 된 사건으로, 나주로 피난온 현종은 금성산 신황사에서 거란족이 물러가기를 기도했고, 그 인연으로 나주에서도 팔관회를 개최하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팔관회는 요즘의 박람회같은 국제적 문화행사인데, 당시 서울이었던 개경에서만 개최하던 팔관회를 나주에서도 개최하도록 했다고 하니 나주 불교문화가 얼마나 꽃을 피웠을지 짐작할 만한 대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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